[땅집고] 2024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하락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봄부터 실적 개선을 이뤄질 전망이다. 현산은 올해 3월부터 총 사업비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 관련 분양대금을 본격적으로 확보한다.
현산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일대에서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을 통해 아파트 3000가구와 상업·업무·여가시설 등을 선보인다. 가장 먼저 분양한 곳은 주상복합 단지 ‘서울원아이파크’다. 지하 4층~지상 49층, 8개 동, 총 3032가구 규모다. 이중 전용 59~244㎡ 주상복합 1856가구를 지난해 11월 일반분양했다. 이 사업은 현산이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는 자체사업이다.
■ 닻 올린 현산 초대형 자체사업, 2025 1Q부터 매출로 돌아온다
현산의 초대형 자체사업은 순조롭게 출발했다. 지난달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산이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을 통해 선보이는 주상복합 단지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률은 약 95%다. 지난해 말 70%에 머물던 이 단지 분양률은 해를 넘기면서 20%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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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초기 분양률이 높은 만큼, 대금 회수가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분양한 물량을 토대로 할 때 현산은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대금 2조9000억원 중 2조5000억원을 순차적으로 받는다. 초기 분양률은 아파트 분양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통상 분양률이 70% 안팎이면 전반적인 대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현산은 ‘서울원 아이파크’ 계약금과 중도금을 앞으로 4년 간 매출로 확보한다. 해당 기간은 올해 1분기부터 준공 시점인 2028년 4월까지다. 현산이 중도금 대출 무이자를 내걸었던 만큼, 준공 시점까지 중도금 납부가 지연될 가능성은 낮다. 분양 조건은 계약금 10%와 중도금 60%, 잔금 30%다.
■ HDC현산, 올 봄 ‘서울원’ 못 팔면 4년 기다려야 한다
중요한 점은 올해 1분기 안에 분양한 가구만 4년 간 매출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현산은 올해 2분기 이후 판매 가구 분양 대금을 준공 시점에 매출로 집계한다. 분양을 개시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달간 계약률에 따라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 4년 치 매출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현산은 올 봄에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까. 현재 미분양된 가구는 전용 84㎡ 이상 중대형 평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적이 넓은 만큼, 분양가격이 높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 전용 84㎡ 이상 가구 분양가는 ▲전용 84㎡ 12억6800만원~14억1400만원 ▲전용 91㎡ 13억5100만원~149600만원 ▲전용 105㎡ 14억8200만원~16억3200만원 등이다.
현산은 전용 59㎡ 등 소형 평형보다 대형 평형의 3.3㎡(1평) 당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 ‘서울원 아이파크’ 전용 59㎡의 3.3㎡ 당 가격은 3600만원~4152만원이다. 전용 105㎡의 3.3㎡ 당 가격은 3900~4295만원으로, 전용 59㎡보다 10%가량 비싸다. 수요자는 대형 평형의 차익이 적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업계는 ‘서울원아이파크’가 올해 상반기에 완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요인으로 신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강민창·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서울원 아이파크의 경우) 분양 시점으로부터 약 6~7개월 내에 완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B증권은 이를 토대로 2028년 7월까지 최대 매출액 2조7000억원을 예상했다. 2028년 준공 이후에는 3000억원~45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 실적 개선 확실한데, 소송·행정처분 ‘리스크’는 부담
아울러 증권가는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자체사업으로 인해 실적 반등을 이룬다고 봤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서울원 아이파크는 1월 기준 분양률 90%를 돌파하며 좋은 페이스를 유지 중”이라며 “현산이 1분기 내 95% 달성을 목표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사업 금액 대부분을 매출로 인식해 이익 성장 속도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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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기대감과 달리 목표 주가는 다소 낮은 편이다. NH투자증권은 실적 개선을 예상하면서도 현산 목표주가를 2만2000원으로 잡았다. 이는 대신증권(3만원), 다올투자증권(2만5500원), 현대차증권(2만4000원)보다도 낮다.
목표주가가 낮은 데에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 관련 소송 등 여러 리스크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산은 올 상반기 광주 학동 사고 2심 선고 공판, 서울시 행정처분 결정을 앞두고 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