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가구 당 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99층 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한 결과, 같은 평형으로 옮기는 데도 무려 9억원에 달하는 분담금을 낼 처지에 놓였다. 기존 안인 60층 아파트 추진 시 분담금인 8억원보다 1억원 더 높은 금액을 낸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조합원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 60층은 8억, 99층은 9억…분담금 폭탄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익비치타운 재건축조합(남천2구역)은 설명회를 통해 설계안별 추정분담금, 일반 분양 예정분양가 등을 조합원에게 안내했다. 34평을 보유한 조합원이 같은 평형으로 옮길 때, 99층 아파트를 지을 경우에는 9억원 수준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기존 안인 60층 아파트를 지을 경우 가구 당 분담금은 8억원 정도다. 2023년 초 당시에는 7억원으로 안내됐으나, 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해 1억원 올랐다.
부산 대표 재건축 단지인 삼익비치타운 조합원이 일대일 재건축 아파트에 준하는 분담금을 내야하는 이유는 사업성이 낮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는 1979년 준공한 총 3060가구 대단지이나, 용적률이 295%로 다소 높다. 전용 84㎡ 이하 소형 평형이 절반 가량(1452가구)을 차지한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 99층 계획안에 가격 ‘뚝’
이 단지는 지상12층, 33개 동, 전용 41~148㎡로 구성된 총 3060가구 대단지다.기존 안인 60층으로 재건축하면 지하 3층~지상 61층, 12개 동, 3325가구로 탈바꿈한다. 이 경우 일반분양 가구는 300가구 미만으로, 물량 자체가 적은 편이다.
부산시가 제안한 특별건축계획안을 적용하면 지하 4층~지상 99층, 6개 동, 3700가구를 짓는다. 기존 안보다 완화된 용적률을 적용해 일반분양 물량을 600가구로 2배 이상 늘릴 수 있다. 다만, 99층으로 할 경우 자재 등 고급화를 추진해야 해 공사비가 더욱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추정 분담금 공개 이후 주민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삼익비치타운 조합원 김모씨는 “8억원이 부담스럽던 상황에서 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특별계획안을 추진했는데, 1억원 더 많은 9억원을 내라는 게 말이 되냐”며 “무조건 분담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지 조합원 박모씨는 “99층으로 지을 경우 희소성이 있는 랜드마크가 되지 않겠나”라며 “돈이 더 들더라도 무조건 더 좋은 것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삼익비치타운 조합은 4월 총회를 통해 최고 층수 등 건축안을 최종 선택할 예정이다.
한편, 삼익비치타운은 99층 재건축 소식이 나온 지난해 10월 손바뀜이 활발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소형 평형만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전용 115~148㎡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가 끊겼다.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소폭 내렸다. 이 단지 전용 73㎡는 2월 초 9억98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에는 10억7050(10층)에 팔렸다. 호가는 9억7000만원부터 나와 있다.
가장 큰 평수인 전용 148㎡는 직전 거래가격인 24억원(7층)보다 낮은 가격의 매매 매물이 등장했다. 한 저층 매물은 22억8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