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4년 만에 적자' 부동산신탁사…신한·교보 연간 적자 1000억 돌파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5.02.26 06:00

[땅집고]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국내 부동산 신탁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총 영업이익이 14년 만에 적자 전환하고 대출채권 대손충당금 규모가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진행 중이던 사업도 중단하는 케이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사 부도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책준)’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책준형 신탁은 건설사가 약속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일종의 보증을 선 신탁사가 금융비용 등 모든 책임을 떠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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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아파트 공사 현장(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 조선DB


■신탁사 4000억대 대규모 적자 기록…신한·무궁화·교보 각각 1000억 이상 적자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내놓은 ‘부동산신탁사 2024년4분기 실적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14개 부동산신탁사 합산 기준 405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자산신탁, 무궁화자산신탁, 교보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코리아신탁, 우리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토지신탁 등 10개사 분기 실적이 적자가 났다.

이 중 신한, 무궁화, 교보, KB, 대신, 코리아 등 6개사는 작년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를 “영업실적 저하와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영업외 비용 발생 등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충당금적립과 영업외비용 발생으로 이익 창출력은 크게 떨어졌다. 신탁계정대여금 관련 대규모 충당금적립(3387억원)으로 3102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한토신은 동산펀드 손상차손, 신한은 소송 관련 충당부채 전입, 무궁화는 지분법손상차손 등으로 1131억원의 영업외손실을 부담했다. 회사별로는 신한자산신탁, 무궁화신탁, 교보자산신탁의 적자 규모가 1000억원 이상으로 경쟁사 대비 부담이 컸다.

같은 시기 영업수익은 440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래도 1~2분기 보다는 나아진 수준이다. 신규수주 위축으로 신탁보수는 여전히 부진했다. 신탁계정대여금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와 일부 회사의 리츠 관련 수익이 실적을 보완했다.

건설 업계는 공사 현장에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어나면서 그 여파가 신탁사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 탓에 신탁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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