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내 시공능력평가 30위 건설사인 HL디앤아이한라의 전년 대비 순이익이 30% 급감했다. 일부 지방 사업장에서 발생한 영업 손실을 반영한 점이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의 연결기준 지난해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0.2% 감소한 21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연도 당기순이익은 307억원으로 95억원 줄었다.
매출액은 1조57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매출액인 1조5719억원 대비 0.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578억원으로 직전연도 506억원에서 14.3% 늘었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은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45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HL디앤아이한라의 2023년 4분기 매출액은 4332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는 0.1% 증가한 433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3년 4분기 기준 209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151억원으로 58억원 감소하면서 27.7%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2023년 4분기 16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145억원 적자를 냈다.
지난해 수도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한 건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고 적자 전환한 건설사가 적지 않다. HL디앤아이한라의 경우 주로 수도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 분양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주요 사업장에서 장기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한 점이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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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업장으로는 용인시 처인구 ‘용인 둔전역 에피트’와 서울 마포구 ‘마포 에피트 어바닉’, 경기 이천시 ‘이천 부발역 에피트’, 양주시 ‘양주 덕정역 에피트’, 울산 중구 우정동 ‘울산 우정 에피트’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용인 반도체 사업장 배후 단지인 ‘용인 둔전역 에피트’와 서울 핵심 지역인 ‘마포 에피트 어바닉’이 고전했다. 각각 지난해 8월과 10월 분양했지만, 현재까지도 수차례 임의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 비용이 늘고 수입은 줄면서 재무 상태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L디앤아이한라의 부채비율은 269.3%에 달한다. 통상 건설업계에서는 부채비율 200% 미만을 적정한 수준으로 보는데 이를 상당폭 웃돈 수치다. 이를 감안해 HL 디앤아이한라는 올해 분양 물량을 지난해 분양 물량인 3000가구의 절반 가량인 1500여 가구 규모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올해 실적 부진에 대해 “일부 지방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선제 반영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4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대비 적자가 발생한 것이 맞지만, 전체 사업년도로 보면 안정적 수익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