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내 토건면허 1호’ 기업 삼부토건이 기업 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부채율이 불과 1년 만에 400%대에서 800%대로 증가하는 등 사실상 자생 능력을 잃은 만큼, 법원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 삼부토건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며 재산보전처분 신청과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공시했다. 회생절차개시 여부는 서울회생법원이 서류를 검토해 결정한다.
삼부토건은 신청 사유에 대해 “경영 정상화와 계속 기업으로 가치 보존 때문”이라고 밝혔다.
☞ 관련 기사 : 적자 허덕이던 삼부토건…희망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오히려 독 될 수도
☞ 관련 기사 : [단독] 삼부토건, 8월도 임직원급여 못 준다…올해 들어 세 번째
1955년 설립한 삼부토건은 1965년 국내 최초로 건설부 면허(토목건축공사업)를 취득한 기업이다. 이후 수십년 간 경인·경부고속도로와 서울 지하철 1호선 등 대규모 토목 공사를 도맡으면서 한때 도급 순위 3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재개발 사업 부실화가 기점이 돼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빠른 속도로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삼부토건은 2011년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이 사업이 부실화되면서 3000억원 상당의 채무를 떠안았다. 결국 2015년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다가 2017년 겨우 졸업했다.
삼부토건의 상황은 이후로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20년부터는 매출이 꾸준히 발생했지만, 영업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적자가 가중되면서 이 회사 부채비율은 2023년 3분기 말 421.9%였으나, 2024년 3분기 말에는 무려 838.5%로 치솟았다. 불과 1년 만에 부채비율이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8월 삼부토건을 관리종목에 지정했다.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부토건은 거래 중지 종목이 됐다. 최종 주가는 918원(24일 기준)이다.
한편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작전주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2023년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했는데, 삼부토건도 포럼에 참여해 우크라이나 코노토프시와 재건사업 관련 포괄적 MOU를 체결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하는 기업들과 정부의 적극 지원을 약속하면서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