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익률 3%대 추락한 DL이앤씨, 올해 5200억 목표에 "가능할까"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5.02.24 06:00
[땅집고] DL그룹이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는 서울 '돈의문 디타워' /DL그룹


[땅집고] “2025년 영업이익 5200억원, 작년의 2배를 달성하겠습니다.”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5위 DL이앤씨가 지난해 부진을 씻고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DL이앤씨 측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올해 작년대비 영업이익 2배 달성을 제시했다. 주택 사업 원가율을 크게 낮추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고개를 갸웃하는 분위기다. 해마다 영업이익률이 오르기는커녕 더 낮아져 3%대까지 추락한 가운데 올해 부동산 경기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매년 추락하는 영업이익률…올해 2배 상승 목표

2021년 인적분할한 DL이앤씨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나빠지고 있다. 2021년 12.54%에서 2022년 6.63%로 반토막 났다. 2023년 4.1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더 나빴다. 3.36%까지 추락했다. 최근 잠정 실적발표에서 연결기준 2024년 매출 8조3184억원, 영업이익 2709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 감소 폭이 18%에 달한 것.

[땅집고] 2024년 DL이앤씨와 DL건설의 잠정 실적(영업이익) 자료./DL이앤씨


DL이앤씨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연간 가이던스 대비 90% 넘는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당초 투자자에게 제시한 영업이익 연간 가이던스는 2900억원.

불황에도 나름 선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착시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연간 가이던스는 영업이익 5200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2900억원으로 낮췄는데 그나마 하향 조정한 액수도 채우지 못했다.

올해 DL이앤씨의 영업이익 목표치는 5200억원. 지난해 영업이익(2709억원)의 두 배 가깝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개선은 되겠지만 2배 성장은 힘들다며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을 4689억원으로 예측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8일 가이던스에 근접한 5070억원을 예상했다.

☞AI가 매칭해 준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집은 어디?!

[땅집고] DL이앤씨 최근 분기별 원가율 추이./DL이앤씨



■ “원가율 개선에 영업이익 목표 달성 달려”

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려면 원가율 개선 실현이 관건이라고 본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주택사업 원가율이 90.7%에 달했다. 올해 86%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하지만 업계에서 보는 적정 원가율이 80%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올해 원가율을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자잿값 급등 이전인 2021~2022년 착공한 저마진 주택 사업장이 주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전체의 71.2%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이 사업장 중 상당수가 올 1분기 준공을 앞두고 있어 일시적으로 원가율이 91%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 재건축인 ‘아크로 삼성’(419가구)과 경기 안양시 만안구 냉천지구 ‘어반포레 자연&e편한세상’(2329가구)는 1월, 강동구 성내동 성내5구역 재개발 ‘그라츠리버파크’(407가구)는 2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19BL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는 3월 각각 준공한다. 수도권 3개 사업장은 2021년, 부산은 2022년 착공했다.

1분기 4군데를 포함해 올해 준공 예정인 DL이앤씨 주택사업장은 13곳이나 된다. 연말쯤 돼서야 저마진 사업장의 매출 비중이 37%까지 줄어든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수익성 악화 원인인 2021~2022년 착공 현장의 실적 기여 비중이 줄어 원가율 하락에 따른 이익 성장 폭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면서도 “회사가 제시한 공격적인 영업이익 목표치(5200억원)는 불확실 원가율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 촉진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에 DL이앤씨 제안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라로체' 투시도. /DL이앤씨


원가율은 공사비를 올리면 확실하게 해결 가능하다. 문제는 발주처와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것. 실제로 최근 공사비 갈등을 겪었다. 2022년 부산 시민공원주변촉진3구역 재개발 시공사 계약을 맺고 ‘아크로 라로체’를 조성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10월 조합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다. 협상 끝에 총 1729억원을 올린 1조7802억원에 변경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시공 계약 해지까지 검토했다.

다른 사업장에서도 공사비 인상을 두고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의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물가, 자재값,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일부 오르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공사비 협상 과정에서 시공사 요구가 과한 측면이 많아 갈등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



화제의 뉴스

[단독] 한남하이츠, 설계사에 희림 선정…'재벌 알박기 논란'도 해소
나영석·박수홍도 산다? 상암 시니어타운, 40대가 입주할 수 있는 이유
연희2구역, DL이앤씨 품에…1090가구 'e편한세상 연희'로 재탄생
현대건설, 아시아 최대 디자인 어워드서 국내 유일 '골드위너' 선정
"건설 경기 살리자" LH, 올해 발주 19.2조…역대 최대 규모

오늘의 땅집GO

나영석·박수홍도 산다? 상암 시니어타운, 40대가 입주가능한 이유
이익률 3%대 추락한 DL이앤씨, 올해 5200억 목표에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