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 12일 서울시가 강남구 잠·삼·대·청(잠실동·삼성동·대치동·청담동) 지역에 걸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대거 해제한 이후, 강남 지역에서 30억~40억원대 이상의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가 수두룩하게 나오고 있다.
규제 해제 여파는 비강남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예고된 지난 1월 중순 이후부터 강남 주변 지역에서도 2억원 이상 급등한 가격에 주택이 거래돼 눈길을 끈다.
■대치 ‘래대팰’ 국평 ‘40억 돌파’…송파 ‘엘·리·트’ 조만간 30억원 찍을 듯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단지정보 알아보기) 84㎡가 13일 40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는 지난해 9월 35억1000만원이었는데 5억원이 한 번에 뛰었다.
이 단지는 1월까지만해도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였는데, 분위기가 반전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최고 35층, 13개동에 1278가구 규모로 2015년 9월 입주한 아파트로, 대치동에선 보기드문 신축 대단지다. 대치초등학교, 대청중학교, 숙명여고, 단대부속고등학교 등 강남 핵심 교육시설이 반경 500m 이내 도보권에 있다.
특히 대치동 학원가가 단지 남쪽 맞은편에 붙어있어 학원가도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도곡역(분당선)이 걸어서 5분 거리로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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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였지만, 인근 노후단지를 제외한 대치동 아파트들이 대거 규제에서 해제되면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토허제에서 풀린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단지정보 알아보기) 84㎡ 역시 발표 이후인 지난 14일 25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해 직전거래보다 3000만원 올랐고 25억원 선을 넘겼다.
‘트리지움’ 역시 이른 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로 불리는 잠실 한강변 단지 중 하나로 규제 완화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청담동에서는 ‘청담4차e편한세상’(☞단지정보 알아보기) 136㎡가 지난 14일 직전 거래(26억5000만원)보다 4억9000만원 오른 31억4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 단지 84㎡는 2017년 12억원에 팔린 후 거래가 없다가 21일 11억8000만원 더 오른 23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다시썼다.
강남구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84㎡ 기준으로 ‘리센츠’는 28억~32억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잠실엘스는 28억~30억원, 트리지움은 28억원 안팎에서 매매 호가가 형성됐다”고 했다.
■ 비강남권에서도 역대급 가격 쏟아져…“당분간 ‘키 맞추기’ 현상 나타날 것”
이와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파는 그간 규제에 묶여있던 지역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닌, 인근 지역으로도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서초구 반포동에서는 지난 12일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단지정보 알아보기) 104㎡가 43억5000만원에, ‘반포써밋’(☞단지정보 알아보기) 84㎡가 33억8000만원에 각각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성동구 성수동에서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단지정보 알아보기) 135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0억원에 팔린 것에서 25억원 더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옥수동 ‘옥수파크힐스’(☞단지정보 알아보기) 84㎡는 21억2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보다 2억2500만원 상승해 역대급 가격을 다시썼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이번 규제 해제로 실거주 수요에 더해 투자 수요까지 가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당분간 상승 기대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지역 전체로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라며 “그러나 잠삼대청 지역과 비슷한 입지에 위치한 단지들은 해당 지역의 가격 상승에 따라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