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하얀 궁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깊은 숲속,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에펠탑도 보이는데요. 우리나라 곳곳에 숨어있는 이 기묘하고 웅장한 장소들은 어디일까요.
서울과 강원도를 연결하는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하얀 궁전이 눈에 띕니다. 백악관을 닮기도 했는데요. 이곳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장락산에 위치한 ‘천원궁’으로 통일교의 종교시설입니다.
지하 4층~지상 3층에 연면적 12만5000㎡ 규모로 통일교 관련 교육과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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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궁 뒤편에는 또 하나의 웅장한 건물 ‘천정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일대 약 2600만㎡(약 786만평)에 이르는 광활한 부지는 통일교 소유로 종교시설 외에도 학교, 병원, 실버타운 등 다양한 시설이 함께 있습니다.
특이한 장소는 또 있습니다. 깊은 숲속에 뜬금없이 에펠탑이 등장합니다.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에 위치한 에덴성회의 본부격인 ‘알곡성전’입니다. 에덴성회는 종교인 이영수가 1973년 창시한 기독교계 신흥 종교입니다.
에덴성회가 1985년 부지를 매입한 후 34년에 걸쳐 완성된 이곳은 연면적 28만㎡ 규모입니다.
알곡성전뿐만 아니라 6170석 규모의 종합 공연장 ‘흰돌성전(문화의 전당)’, 중세 유럽의 성을 연상시키는 ‘꿈의 성’, 국내 최초의 고지대 놀이공원 ‘꿈의 동산’ 등이 있어 거대한 테마파크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경기도 양주로 가보겠습니다. 양주 돌고개 마을. ‘하늘궁 왕국’이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겸 종교단체 ‘초종교하늘궁’ 대표가 소유한 공간입니다.
입구에는 ‘세계통일과 생사의 고통을 벗어나 백궁으로 가는 하늘궁 방문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습니다. 2016년부터 인근 땅과 숙박시설 등을 매입한 허 대표는 장흥면 일대 11만3000㎡에 달하는 부지를 소유했으며 전·임야·도로 등을 포함하면 부동산 자산만 182억원(2022년 4월 기준)에 달합니다.
하늘궁 부지는 놀이공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광활하고 종합 안내도까지 마련돼 있는데요. 허 대표의 거주지인 본관을 비롯해 ‘하늘궁 영빈관’, ‘하늘궁 수목원’, ‘하늘궁 힐링센터’, ‘하늘궁 스카이호텔’, ‘하늘궁 에너지샵’ 등 다양한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기도 여주시로 가보겠습니다. 한옥 거리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입니다. 여주시 강천면에 1986년 지었습니다. 약 5만평 부지에 40여개 건물이 있습니다. 대순진리회 도장은 여주 외에도 서울 광진구, 경기도 포천, 강원도 고성, 제주도 등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모두 한옥 양식으로 지었는데요. 여주본부도장의 ‘대순회관’은 누런 황토색을 띠고 있어, 우리나라 전통 오방색 중 가장 고귀한 색상을 반영한 점이 특징입니다. 황토색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흙을 상징하며, 이에 따라 대순진리회의 신앙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rosachoi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