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0대 건설사가 휘청일 정도로 건설 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코오롱글로벌이 역대 최고 수주 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건설 부문에서 신규 수주 4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주실적을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건축 부문 약 2조3000억원, 인프라 부문 1조9000억여원 등 합계 4조2000억여원이다. 이는 전년 건설 부문 수주액 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로, 2022년 기록한 직전 최고 수주액인 3조6569억원보다도 높다.
건축 부문의 경우 민간건축과 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을 강화한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21년 8000억원 선이던 비주택 수주액은 2022년 1조원을 넘긴 이후 2023년 1조6000여억원,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신엔진정비공장, 머크 바이오시설 공사, 정읍바이오매스 발전소 공사 등을 수주했다. 비주택 사업은 착공 시점이 빠르고, 공사 기간이 짧은 편이다. 주택에 비해 수주액이 매출에 빠르게 반영된다.
신규 수주에 힘입어 수주 잔고 역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수주 잔고는 약 13조8000억원이다. 약 5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지난해 힘든 여건 속에서도 도시정비, 비주택 등 다양한 부문에서 양질의 신규 수주를 이뤄냈다”며 “역대 최대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 및 지속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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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지속되는 건설 불황으로 업계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관련 지표도 하향세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70.4다. CBSI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가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국내 주요 건설사 역시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부동산 시장 불황과 공사 원가 상승이 겹치면서 건설업계에 먹구름이 낀 모습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 수익성은 전년보다 악화됐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