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해까지 폐교된 공립학교가 약 4000여개에 달하는 가운데 교육청이 보유 중인 폐교 부지의 가격은 2조원을 넘겼다.
12일 지방재정교육알리미에 따르면, 2024년까지 전국에서 폐교된 공립 초·중·고등학교는 총 3955개이며, 이 중 각 시도교육청이 보유 중인 폐교 1346개의 장부가격은 2조993억원에 달한다.
전체 폐교 중 초등학교는 3636개이며, 이 중 3411개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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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학교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라남도로 844개다. 초등학교 784개, 중학교 44개, 고등학교 16개다. 그 외에 경상남도 586개(초 531개·중 51개·고 4개), 강원도 482개(초 467개·중 11개·고 4개)가 뒤를 이었다. 폐교 학교수가 가장 적은 곳은 서울로, 지금까지 7개(초 3개·중 1개·고 3개) 학교가 폐교됐다.
1970년부터 해당 통계를 내기 시작한 가운데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폐교 학교수는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일 때 ‘고령화 사회’, 14% 이상일 때 ‘고령 사회’, 20% 이상일 때 ‘초고령 사회’라고 부른다.
한국은 2000년 노인 인구가 처음 7%를 넘겨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7년 8월경 14%를 넘어 고령 사회가 됐다. 이후 7년 4개월만인 2025년 노인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까지 35년이 걸렸는데, 한국은 그보단 10년 빠른 25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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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2000년 이후 폐교 학교수는 1326개로, 전체의 33.5% 수준이다. 이 중 1066개가 초등학교다. 고령 사회로 진입한 2017년 이후 폐교된 학교는 295개로, 전체의 7.45%다.
고령화는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 학교들에도 치명타를 안겼다. 현재까지 수도권의 전체 폐교 학교수는 225개인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2000년 이후 92개가 폐교됐다. 이 중 45개는 고령 사회에 진입한 2017년 이후에 집중됐다.
폐교 중 현재 367개는 미활용 상태인데, 향후 폐교 학교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미활용폐교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졌다. 최근 도심에 있는 학교들은 통폐합해 새로 개교하거나 폐교 후 활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있던 창곡중, 창곡여중, 영성여중 등은 전국 최초로 3개 학교가 통폐합돼 2017년 창성중으로 개교했다. 이들 학교는 8호선 산성역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인근 ‘산성역 포레스티아’, ‘산성역 자이푸르지오’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 전까지는 학생수 부족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는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분당에서 폐교 사례가 나왔다. 금곡동에 위치한 청솔중은 재학생이 42명에 불과해 지난해 폐교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신입생이 졸업하는 2027년 폐교 예정이다. 청솔중 부지는 인근 통합재건축 구역에서 외국어교육기관 등으로 재활용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학생수 감소로 학교 현장에도 변화가 크다. 지난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교원 정원은 총 2232명 감축된다. 초등학교 교원은 1289명, 중학교 교원은 1700명이 줄어든다. 각 시도교육청은 일부 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10~15명 수준으로 줄이고 학급수를 늘리는 등 고육지책을 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