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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등 주도 '광명', 폭락 근원지로…올 1만 가구 입주폭탄 어쩌나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5.02.13 06:00
[땅집고]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광명시 광명동 '트리우스광명'. 광명뉴타운 내 광명2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다. /배민주 기자


[땅집고] “입주장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물량은 쏟아지는 데 수요가 없으니까 가격이 계속 떨어져요. 경기가 안 좋다고 해도 이 정도로 떨어질 줄은 몰랐어요.” (광명시 광명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서울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과천·성남·하남과 같이 ‘경기 빅4’ 지역으로 꼽히는 광명시가 최근 도 내에서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2020~2022년 집값 폭등을 주도했던 광명 아파트 가격이 최고가 대비 40%까지 폭락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뒷받침돼 가격 하방선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완전히 엇나간 것이다. 경기도 외곽지보다 아파트 가격 하락율이 더욱 큰 상황에 처하면서 광명이 ‘경기도 집값 폭락의 근원지’가 됐다는 평까지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12월 마지막 주 -0.09%를 기록하고, 1월 첫째 주 -0.06%로 소폭 회복했다가 이달 첫째 주 들어서는 -0.27%까지 떨어졌다. 평택시(-0.24%)보다 하락률이 더욱 높았다. 같은 주 과천시는 0.05% 상승했고, 하남시와 분당구는 -0.0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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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만 가구’ 입주 쏟아져

광명시 아파트 가격이 고꾸라지고 있는 원인은 ‘대규모 입주장’이 꼽힌다. 지난해 10월 광명동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 1051가구, 12월에는 ‘트리우스광명’ 3344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약 5000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신축 공급이 쏟아졌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입주물량이 4626가구로 3년치 물량과 맞먹는 규모다.

올해 입주 물량은 지난해 4분기의 두 배인 ‘1만 가구’에 달한다. 올해 5월 철산동 ‘철산자이더헤리티지’ 3804가구를 시작으로 11월 광명동 ‘광명센트럴아이파크’ 1957가구, 12월 ‘광명자이더샵포레나’ 3585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2027년에는 광명동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 2878가구 입주도 진행된다.

광명뉴타운 내 신축 단지에서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 분양권에는 마이너스피가 수천만원 붙었다. 광명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용 84㎡는 매매가 10억, 전세금 6억 정도였는데 지금은 1억원씩 떨어졌다”며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광명시 구도심 기축 단지는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철산동과 하안동이 대표적이다. 하안동 ‘하안주공3단지’ 전용 49㎡는 2021년 8월 7억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 4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 대비 40% 하락했다. 철산동 ‘철산주공12단지’ 전용 61㎡는 올해 1월 7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 대비 1억6500만원 떨어졌다.

입주장으로 전세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에서 전세금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도 광명(-0.66%)이었다. 하락률은 2위인 안양 만안구(-0.3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광명시흥 3기신도시에 약 ‘7만 가구’ 규모가 들어설 것이라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불안 요소다. 정부는 2031년까지 공공주택 3만7000가구, 공공분양 1만3000가구, 공공임대 2만4000가구를 포함해 총 6만7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 ‘경기 빅 4’ 중 광명만 추락하는 까닭

광명시는 생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경기 지역에서도 상급지라는 평가를 받는 과천·하남시, 성남 분당구에는 이미 학군, 대형마트, 교통 시설 등 생활 인프라 시설이 갖춰진 상태지만, 광명시는 정비사업 개발 초기 단계에 있어 전체 인프라가 완성되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광명시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공급과 수요가 모두 위축된 상황인데다 타 경기 지역과 비교해해보면 생활 기반시설이 아직도 많이 부족한 편”이라면서 “교통 시설 측면에서도 KTX나 신안산선 개통으로 인한 기대감이 있기는 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에 비해서는 투자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서울 구로·금천구 등 인근 지역과의 연계성을 고려해도 투자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평가다. 과천이나 분당 같은 경우에는 강남과 인접한데다 이미 교통과 학군이 충분히 갖춰져 있어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가 된다. 하남의 경우에도 서울 강동구와 인접해 집값 상승세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지만 광명은 구로구와 금천구가 인접해 서울 도심권 집값 상승 기류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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