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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시공사가 작정하고 지었다…月 이용료 '1200만원' 요양원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5.02.12 07:45

[땅집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위치한 프리미엄 요양원 '헤리티지 너싱홈' 건물 전경. /강태민 기자


[땅집고] 경기 성남시 분당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옆. 고속도로에서도 쉽게 보이는 유럽풍 건물이 있다. 고급 빌라 단지처럼 생긴 이곳은 2009년 국내 최초 어르신 주거 단지로 조성된 곳이다. 요양원과 노인복지주택, 병원이 한 데 모인 게 특징이다.

[땅집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위치한 프리미엄 요양원 '헤리티지 너싱홈' 건물 외경. /강태민 기자


■ 타워팰리스 시공사가 2009년 만든 빌라의 정체

이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요양원이다. 공식 명칭은 ‘헤리티지 너싱홈’이다. 월 이용료가 최고 1200만원에 달하는 너싱홈을 갖춰서 국내 프리미엄 시설로 평가받는다. 연면적 8765㎡, 지하 2층~지상5층 규모다. 총 240호실이 갖췄다.

헤리티지 너싱홈은 건물 안팎에서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위에서 보면 가운데가 뻥 뚫린 팔각형 모양 건물인데, 이 곳을 자세히 보면 정원이다. 정원과 이어지는 건물 1층 로비에는 신전을 떠올리게 하는 대리석 바닥과 커다란 기둥이 있다. 로비 한편에는 샹들리에와 샹들리에와 벽난로, 쇼파, 카펫 등이 어우러진 맞이 공간이 있다.

[땅집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위치한 프리미엄 요양원 '헤리티지 너싱홈' 1층 로비. /강태민 기자


놀랍게도 이런 인테리어는 모두 15년 전 준공 당시 모습이다. 건물을 지은 A의료재단은 최고급 노인 주거 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만큼, 건물 안팎에 최고급 수입 자재를 활용했다. 시공사는 2002년 타워팰리스를 지었던 삼성중공업이다.

이곳은 운영사가 경영난에 처하면서 2017년 경매에 넘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3년 5월 종근당 자회사(종근당산업)가 인수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김영희 헤리티지너싱홈 원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낡은 부분은 수선하고 있지만, 헤리티지는 건물 골조와 설계, 내·외장재가 처음부터 고급으로 지어진 곳”이라며 “잠시 머무는 듯한 과거 요양원 분위기에서 벗어나 내 집 같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인실 月 이용료 1200만원…그래도 ‘프리미엄’ 찾는 사람들

이곳이 프리미엄 요양원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돌봄 서비스다. 노인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아 입소가 가능한 일반 요양원인 ‘퍼블릭’과 등급 판정에 따른 지원 없이 24시간 집중 케어를 받는 너싱홈인 ‘프라이빗’이 있는데, 두 곳 다 일반 요양원보다 여유로운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요양원은 입소 어르신 2.3명 당 1명의 요양보호사를 의무로 고용해야 한다. 입소 어르신이 23명이면 요양보호사 10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헤리티지 퍼블릭의 경우 어르신 1.34명 당 1명의 요양보호사를 두고 있다.

2인실로 구성된 퍼블릭은 일반실과 전문요양실, 치매전담실로 구분된다. 국가가 보장하는 장기요양급여를 지원받을 경우 이용료는 350만원 정도다. 경우에 따라 재활 집중치료나 연하치료, 열 치료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땅집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위치한 프리미엄 요양원 '헤리티지 너싱홈' 1인실에서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의 식사를 돕고 있다. /강태민 기자


더욱 밀착케어를 제공하는 공간도 있다. 개인이 고용한 간병인이 1대1로 24시간 돌봐주는 시스템인 프라이빗이다. 간병비를 포함해 이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월 1200만원가량이다. 2인실 이용료는 월 900만원 정도다. 이처럼 1대1일 간병 시스템이 가능한 곳은 한국에 단 3곳(시그넘하우스, 노블카운티)밖에 없다.

[땅집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위치한 프리미엄 요양원 '헤리티지 너싱홈' 2인실에서 어르신이 TV를 시청하고 있다. /강태민 기자


■ 집에서 쓰던 가구 그대로, 태블릿으로 치매 방지 훈련도

어르신 1명이 사용하는 공간도 매우 넉넉한 편이다. 1인실과 2인실 크기는 모두 약 10평(전용면적 33㎡)입니다. 벨포레스트 1인실(약 4평)보다 2배 이상 크다. 각 호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간병인이 침대를 놓거나 개인적으로 쓰는 공간이 있고, 중문을 지나면 어르신이 지내는 방이 나온다. 경부고속도로와 분당신도시가 내려다보이는 큰 창문이 2개씩 있다. 1인실은 침대 맞은편에 간이 주방이 있다.

욕실에는 입구부터 샤워기, 변기, 세면대에 모두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바가 설치돼 있다. 종근당산업은 원래 욕실에도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보다 안전한 욕실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욕실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땅집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위치한 프리미엄 요양원 '헤리티지 너싱홈' 1층 재활치료실 모습. /강태민 기자


헤리티지에는 신체능력 저하를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재활치료실과 물리치료실 등도 있다. 치매전담실에서는 그림을 그리거나 태블릿을 이용해 오래전 기억을 자극하는 회생치료를 진행한다.

김 원장은 “헤리티지 너싱홈은 다른 곳보다 입지가 우수할 뿐 아니라 집처럼 만들어져 아늑한 분위기”라며 “자녀들이 부모님 집을 방문하는 것 처럼 편안하게 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하다면 입실 면회와 외박, 외출이 모두 자유롭고, ‘안 돼요’라는 말을 최대한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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