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화건설, 자체사업 위기…3년째 미분양 생숙에 사기분양 소송도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5.02.07 07:30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이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에 선보이는 생활형숙박시설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공사 현장 뒤로 아산역이 보인다. /한화 건설부문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한화)이 시행과 시공을 맡은 생활형숙박시설(생숙)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이 3년째 미분양으로 고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이행강제금 부과 등 생숙 규제가 가해진 데다, 사기 분양 소송에 얽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화가 디벨로퍼 전환을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는 가운데 수장 김승모 대표이사가 난관을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한화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2년 연속 마이너스(-)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 관련 기사 : 2년 연속 적자 유력 '한화건설', 김승모 사장 교체 여부 촉각

[땅집고] 한화건설이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 짓는 생활형숙박시설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은 3년째 미분양 단지다. /네이버부동산


■ 3년째 미분양인 충청권 랜드마크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6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한화가 천안아산역 역세권 부지 개발사업을 통해 선보이는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의 분양률은 2025년 2월 기준, 70% 수준이다. 2022년 4월 분양 당시부터 1차 계약금 3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50% 무이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아직 잔여 호실에 대한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사실상 ‘악성 미분양’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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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 1733번지 일대에 지하5층~지상 70층, 3개 동, 전용면적 99~154㎡ 총 1162실 규모로 들어선다. KTX·SRT 천안아산역과 수도권전철 1호선·장항선 환승역인 아산역 초역세권 입지다.

이 단지는 충청권 내 건축물 최고 층수인 최고 70층으로 지어져서 천안아산역 일대 랜드마크라는 평가도 받았다. 완공 예상 시점은 2027년 3월이다. 1월 말 기준, 공정률은 36.19%다. 현재 지상층 골조공사를 하고 있다.

[땅집고] 생활형숙박시설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매매 매물이 분양가격보다 낮은 가격인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로 나와 있다. /네이버부동산


■ 이행강제금에 마피도 안팔리는 ‘생숙’, 허위 광고 정황도 나와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이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생숙 규제다. 이 단지를 비롯해 대부분 생숙은 국토교통부가 주거시설로 쓸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매매가를 내려도 찾는 이가 없는 실정이다. 이후 국토부가 생숙을 오피스텔로 전환해 사용하도록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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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은 소송에도 얽혀 있다. 최근 분양계약자 일부는 시행사의 ‘주거 가능’ 홍보에 속아 분양받았다며 사기 분양, 계약 해지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분양대행사가 분양률을 높이고자 실거주를 위한 편법을 안내하는 등 과장 광고를 했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분양대행사 직원이 ‘생숙에 거주한 지 11개월째에 다른 곳으로 전입했다가 한달 뒤 다시 살던 곳으로 전입하면 계속 생숙에 거주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땅집고] 한화 건설부문이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에 선보이는 생활형숙박시설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완공 후 예상 모습. /한화 건설부문


■ 한화 건설부문 ‘9000억원 대형 사업장, PF는 일부’

업계에 따르면 시행사 아산배방개발이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사업을 위해 일으킨 본PF 규모는 1200억원에서 1558억원으로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본PF 금액은 시행사가 분양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면서 줄어든다.

이러한 상황은 한화 측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사업 시공을 맡은 한화는 2021년 말 499억원을 출자해 시행사 ‘아산배방개발’ 지분 70%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됐다. 나머지 30%는 아크배방이다.

아울러 한화는 본PF의 130% 한도(1560억원)로 채무인수와 책임준공을 약정해 대출이 이뤄지도록 했다.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이유를 제외하고 예정된 공사 기간 안에 건물을 준공하겠다는 약속이다.

한화 측은 총 사업비 대비 PF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천안아산역 역세권 부지 개발사업 총 사업비는 약 9000억원 정도다.


[땅집고] 2024년 3월 9일 한국레지던스연합회가 국회 앞에서 생숙 규제로 인해 잔금 납부 등 어려움이 상당하다며 국토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한국레지던스연합회


■ 오피스텔로 바꾸면 소송 등 리스크 해소하지만, 100% 동의 난관

상황이 긍정적으로 흘러갈 여지도 있다. 생숙 리스크를 해소하면 수분양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계약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소송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생숙을 오피스텔로 변경하면 주거시설로 활용이 가능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 받지 않는다.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오피스텔 전환 여부는 사실상 수분양자 동의에 달려있다. 현재 14호실이 전용 120㎡를 초과해 바닥난방 설치가 불가능한데, 이를 제외하면 모든 기준을 충족한다. 이 단지가 위치한 상업11블록은 아산배방택지개발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오피스텔 건립이 가능하다. 피난설비 등 오피스텔 건축 기준에도 부합한다.

다만, 준공 전 단지라서 분양자의 100% 동의를 받아야 해 난항이 예상된다. 준공 후에는 통상 80%의 동의율만 채우면 용도변경 추진이 가능하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명절 연휴 이후 시행사가 수분양자 동의를 받아 용도변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한화는 이 사업을 비롯해 서울역과 대전역, 수서역 등 주요 복합개발사업권을 확보, 수년 전부터 디벨로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2019년 개발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주택 자체사업과 복합개발사업 등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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