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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직격탄 맞은 HL디앤아이한라…'에피트' 브랜드 효과 언제볼까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5.02.06 07:30
[땅집고] HL디앤아이한라가 지난해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내놓은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 '에피트(EFETE)'./에피트 홈페이지


[땅집고] 국내 시공능력평가 30위인 HL디앤아이한라가 지난해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하이엔드 브랜드인 ‘에피트(EFETE)’를 새로 내놨지만, 1호 단지를 포함한 전 분양 단지 모두 미분양을 이어가면서 처참한 성적을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물론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어렴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HL디앤아이한라는 2022년 한라건설에서 HL디앤아이한라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지난해 4월 27년만에 처음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추진했다. 새롭게 내놓은 브랜드 이름은 ‘에피트’다. ‘누구나 선호하는 완벽한 아파트’라는 뜻을 담았다. 당시 HL디앤아이한라는 브랜드 교체 배경에 대해 “담대한 도약을 위해서”라는 포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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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한 ‘에피트’ 서울·용인서도 처참한 분양 성적

‘에피트’ 이름을 달고 나온 첫 번째 단지인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 둔전역 에피트’의 경우, 지난해 8월 분양 이후 임의공급을 진행 중에 있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A형 기준 4억8000만원이다. 1평(3.3㎡)당 분양가는 1417만원으로 책정돼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지만, 입지가 외진데다 주변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점이 미분양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땅집고] HL디앤아이한라가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분양한 '마포 에피트 어바닉' 조감도. /분양 홈페이지


서울 알짜 입지에 분양한 단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포 에피트 어바닉’은 서울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마포구 아현동 일대에 공급한 단지로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도보 2분 거리에 초역세권에 위치했다.
입지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음에도 단지 규모가 작고 높은 분양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마포 에피트 어바닉’ 단지 규모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198가구에 불과하고, 전용 34㎡, 42㎡, 46㎡ 기준으로 분양가는 각각 7억1960만원, 9억9052만원, 10억5299만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청약 당첨자 사이에서는 “나홀로 아파트급으로 작은 규모인데다 분양가 마저도 너무 비싸 입지를 감안하더라도 계약을 포기했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지방 분양 단지 성적은 더욱 저조하다. 지난해 8월 분양한 이천시 부발읍 ‘이천 부발역 에피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0.57:1, 김해시 삼문동 '김해 대청천 에피트'는 0.14대1에 머물렀다.

■주택 시장 잡는다더니…소비자 반응 냉담

브랜드 리뉴얼에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까지의 마케팅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피트의 분양 성적은 더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다. 부진한 주택 실적을 끌어올리기로 한 고육책이었으나 아쉽다는 평가다. HL디앤아이한라가 현재까지 분양에 나선 ‘에피트’ 물량을 모두 소진하기 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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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서울 인기 지역 분양 시장에서도 계약 포기 물량이 속출하고,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수도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으로 분양가를 올리기 위한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이 실시됐다”면서 “올해 분양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점도 악재가 됐다”고 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기분양 단지의 경우 평균 85% 이상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으며, 아직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일부 물량의 경우 저층이나 조망 면에서 선호도가 높지 않은 물량”이라면서 “이른 시일 내 계약을 마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에피트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외관 특화부터 내부 인테리어 특화, 클럽 EFETE 등 커뮤니티시설 특화까지 혁신적인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 서울 등 수도권에 약 2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에피트 브랜드 론칭 2년차를 맞아 상품 차별화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신뢰 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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