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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키움의 배신, 해외 오피스 펀드 -70%…투자금 전액 날리나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5.02.04 07:30

[땅집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투자한 네덜란드 오피스 펀드의 운명이 다음 달 만기를 앞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펀드는 만기 연장을 위해 지난해 9월 대출 금리를 올리고 투자 구조를 재편하는 등 노력을 다했지만, 펀드 설정 이후 수익률이 현재까지 마이너스 70%를 기록 중이다. 통상 해외 오피스 펀드 등은 안정적인 임차인이 장기 계약을 맺고 높은 임대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노후 자산이나, 목돈을 맡겨두는 투자자들이 많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투자금 전액 손실 이야기까지 나온다.

[땅집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투자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빌딩. / 키움투자자산운용


■ 키움투자운용 투자 네덜란드 오피스…코로나·환율 폭탄 맞고 똥값 전락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달 1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오피스 빌딩 ‘퀸즈타워(Queens Towers)’에 투자하는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제1~4호 등 4개 펀드의 현지 투자 구조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 펀드들은 오는 2월 6일 7100만유로 규모의 대출 만기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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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타워는 암스테르담 서부(West) 지구 내 핵심 오피스 권역에 위치했다. 지하철역 렐리란(Lelylaan)에 인접해 암스테르담 중앙역, 주요 업무지구를 거쳐 공항까지도 10분내 도착하는 입지를 갖추는 등 교통이 편리하다고 알려졌다.

펀드 설정 당시 주요 임차인은 네덜란드 사회복지부 산하 고용노동기구(UMV)여서 안정성도 높게 평가 받았다.

키움운용은 2019년 약 685억원을 모집하고, 1053억원을 대출받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피스 빌딩 ‘퀸즈 타워(Queens Towers)’ 3개동을 매입해 해당 펀드를 설정했다.

하지만 환율차로 인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오피스의 가치도 떨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 2023년 하반기 주요 임차인이었던 네덜란드 고용노동기구(UMV)가 일부 오피스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면서 공실 위기에 놓였다.

최근 감정평가 결과 이 빌딩의 자산가치는 8520만유로(1270억원)로 2019년 펀드 설정 당시 매입가인 1억2973만유로(1934억원)보다 34% 하락했다.

매입 당시 구매 금액의 60%를 대출로 충당했는데, 펀드 기준가는 건물 가치 하락폭보다 더 크게 떨어졌다. 일반 투자자 자금의 약 1.5배에 달하는 금액이 대출액이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출 상환 만기는 원래 지난해 8월이었지만, 2차 만기 연장을 통해 올 2월6일까지 시간을 벌어둔 상황이다. 또 추가 21개월 연장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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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오피스 투자 시장 “일부 회복되지만, 오피스 따라 양극화 나타날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투자자들의 펀드 수익률도 급락하고 있다.

1월31일 기준 이 펀드(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기준)의 수익률은 설정일을 기준으로 65.53% 떨어졌다. 지난 1년 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72.28% 넘는 하락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례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펀드는 금융감독원의 예의주시 하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4조7000억원 중 2조6100억원(7.5%)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땅집고]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 유형별 기한이익상실 발생 현황. /금융감독원


금감원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 조사를 근거로 들면서 지난해 9월 기준 글로벌 부동산 시장 공실률은 오피스가 20.1%, 산업시설이 6.7%, 아파트가 5.8% 등으로 오피스가 가장 비대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 회복이 지연되면서 대체투자 금액이 감소하고 있고 투자자산 부실화, 손실 확대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CBRE 가 펴낸 ‘2025년 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에 따르면 “유럽은 우수한 근무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기업 수요가 많은데 비해 가용 가능한 오피스가 많지 않아 올해 최상급 건물과 품질이 낮은 건물 간의 공실률 차이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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