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환율 급등과 기름값 상승으로 문 닫는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난 탓에 영업이익률이 1%대로 떨어진지 10여 년이 지났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점점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160개 직영 주유소를 기초 자산으로 꾸린 상장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지난해부터 주유소 대량 정리에 나섰다. 올해 보유한 자산 중 13개의 주유소 및 부지를 대량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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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환율·고유가 여파…사흘에 하나 꼴 문 닫는 주유소
한국석유관리원과 한국석유공사,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의 주유소 숫자는 전년 대비 148개(1.3%) 감소한 1만875개로 나타났다. 2004년 1만1123개를 기록한 후 20년 간 1만1000개 선을 넘겼는데, 이번에 무너진 것이다.
석유관리원은 “환율 급등과 유가 상승 등에 따라 석유 소비가 위축되면서 업계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고 결국 폐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유소 자산이 많은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보유 중인 13개 주유소 및 부지 자산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자산은 ▲서울 목동 양천주유소 ▲서울 정릉동 아리랑주유소 ▲대전 둔산동 대전청사주유소 ▲양주시 광사동 드림셀프주유소 ▲화성시 향남읍 향남현대주유소 ▲포천시 소홀읍 포천대로셀프주유소 ▲강릉시 연곡면 샘터주유소 ▲청주시 봉명동 서원경주유소 ▲부산 대연동 리테일복합시설 ▲부산 우암동 우암로셀프주유소 ▲울산 성안동 함월셀프주유소 ▲창원시 석전동 극동셀프주유소 ▲광주 도천동 하남제일주유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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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자산신탁은 매각 잠재력이 뛰어난 주유소와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주유소를 하나로 묶어 시장에서의 매각 경쟁력을 높인다 전략을 썼다고 설명했다.
■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주유소 정리하고 호텔·주차타워 인수…주가는 지금이 바닥인가
코람코자산신탁은 주유소에 쏠려있던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투자 자산을 대거 조정하고 있다. 2020년 상장 당시 보유자산 전체가 주유소 관련이었으나 이번에 13개 주유소를 매각하면 주유소 관련 투자 비중은 기존 61%에서 58%로 줄어든다.
지난해에도 경기 시흥시 소재 목감주유소 부지 매각을 종결짓고 매각을 추진했던 6곳의 주유소 자산 매각도 모두 마무리 지었다. 강원 신철원주유소 및 삼천리주유소, 대전 중앙로셀프주유소, 경기 군자셀프주유소 및 목감주유소, 서울 독립문주유소 등이다.
이 자산들에서 회수된 매각 대금 전액을 특별배당으로 지급했는데, 지난해 11월29일 종가 4345원을 기준으로 연 환산 배당률이 11%였다. 이는 목표 배당률 6.2%를 초과하는 성과라는 평가다. 회수 원금을 활용해 지난해 7월 기업형 중소형 호텔인 아늑호텔 홍대점을 매입했으며, 100억원 규모 자주식 주차타워를 유상증자 없이 매입하기도 했다.
다만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2020년 8월 공모가 5000원에 상장한 이후, 2022년 4월 주가가 7353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였다. 지난달 22일 기준 주가는 3955원으로 최고 주가보다 -46% 하락했다. 통상 안정적인 배당과 수익률을 믿고 노후자금을 맡기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올 한해 주가가 반등할지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장혁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총괄 운용역 본부장은 “현재 대부분의 상장 리츠 주가가 부진한 상황인데 지금이 오히려 높은 시가 배당률을 취할 수 있는 시기”라며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다양한 전략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목표 수익률 대비 높은 실제 배당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