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노인 위한 나라 외치더니…시니어타운마저 종부세 폭탄 맞아"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5.02.03 07:30

[시그넘하우스 설립자, 박세훈 회장을 만나다] ③ 급증하는 시니어 하우징 수요, 청년 주택 모델 주목

[땅집고] “제가 2017년 시그넘하우스 강남점을 만든 뒤 2024년 청라점을 열기까지 전국에서 새로 생긴 시니어타운은 0곳입니다. 롯데호텔과 MDM이 시니어타운을 짓고 있지만, 아직 문을 안 열었죠. 그야말로 공급 절벽입니다. 하지만, 청년 주택처럼 지으면 이런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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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국내 대표 고급 시니어타운 '시그넘하우스'를 설립한 박세훈 LTS그룹 회장. 박 회장은 LTS그룹 자회사 '도타이'를 통해 시그넘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도타이


지난달17일 만난 서울 강남구 자곡동 인기 시니어타운 ‘시그넘하우스’ 설립자 박세훈 LTS(엘티에스)그룹 회장은 이같이 말하면서 “신혼부부나 청년 임대주택 사업 수준의 혜택을 노인복지주택 사업에 적용하면 시니어타운 공급 절벽을 해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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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시니어타운 개발 1세대로, 국내 시니어타운 역사를 몸소 경험한 사람이다. 30년 이상 에어컨 핵심부품인 열교환기 제조기업을 운영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시니어타운을 직접 짓게 됐고, 현재 10년 넘게 ‘시그넘하우스’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 청라신도시에 2호점도 열었다. 현재 LTS그룹 자회사 도타이를 통해 시그넘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더 시그넘하우스 강남' 건물 전경. /도타이


도타이가 2017년 선보인 시그넘하우스 강남점은 월 300만원 이용료에도 수백 명이 대기하는 서울 대표 시니어타운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막 문을 연 청라점은 해외를 오가는 노년층의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다.

박 회장은 “시그넘하우스 강남점을 열었을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시니어타운에 대해 잘 몰랐지만, 지금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영향으로, 관심과 수요가 모두 급증했다”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용적률 상향·저금리 대출·세금 감면 등 혜택을 내세워 사업자를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땅집고는 박 세훈 회장의 시니어타운 설립과 운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2월 6일 오후 2시에서 4시30분까지 여의도 파크원타워2 NH금융타워 4층 크리에이터홀에서 열린다. 선착순 20명 접수.(문의 02-6949-6190)

땅집고가 박 회장을 만나 시니어타운 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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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땅집고] 인천 서구 청라동 '더 시그넘하우스 청라' 건물 1층에 위치한 원불교 명상실. /김서경 기자


- 시그넘하우스 설립 계기가 독특하다.

“고등학생 때부터 인연을 맺은 원불교 덕분이다. 법랍(신앙생활을 한 햇수) 54년이다. 원불교 강남교당 바로 옆 부지가 노유자시설 용지였는데 한참 비어 있더라. 그래서 원불교 재단에다가 ‘이곳에 시니어타운을 짓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그런데 재단이 사업 결정을 내리는 사이 누군가가 해당 부지를 사려고 하면서 계획이 달라졌다. 기회를 놓칠까 봐 원불교 재단에 계약금을 빌려줘서 땅을 매입하게 도왔는데, 이후 재단 회의에서 시니어타운 사업이 부결됐다. 결국 제 회사 ‘도타이’를 통해 해당 땅을 인수했고, 지금의 시그넘하우스 강남점을 만들게 됐다.”

- 시니어타운을 짓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나.

“사안에 따라 적용하는 법이 제각각이라서 서류 한 장을 처리하는 데도 여러 정부 부처를 쫓아다니는 게 참 번거로웠다. 설치에 관해서는 ‘노인복지법’, 입지에 관해서는 ‘국토의의용및관리에관한법률’을 적용한다. 건축 규정은 건축법과 노인복지법시행규칙을 봐야 한다. 부지 매입부터 준공까지 전 과정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는 셈이다.

강남점을 지을 때도 그랬는데, 청라점을 만들 때까지 규정이 바뀌지 않았더라. 정부가 노인복지주택 관련 법을 일원화한다면 사업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

[땅집고] 인천 서구 청라동 '더 시그넘하우스 청라' 호실 내부. /강태민 기자


-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는지.

“거의 없다. 재산세 혜택이 유일한데, 2015년 정부가 감면 비율을 50%에서 25%로 줄여서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 게다가 이후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서 세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은 준주택이라서 소유 법인이 가구나 규모에 따른 세금을 낸다. 한 법인이 여러 노인복지주택을 보유하면 재산이 많다 보고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이다. 강남점의 경우 부동산 가격 급등의 여파로 종합부동산세까지 부담한다.

이는 시니어타운 전문 운영 기업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역행하는 규정이다. 시그넘하우스 강남점과 청라점 역시 처음부터 법인을 분리할 수밖에 없었다.”

- 공급 늘리기 위해 세제 혜택 포함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시나.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택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용적률 상향, 저리 대출 등 혜택을 노인복지주택 사업자에게 주면 지금보다 사업자가 훨씬 늘어날 것이다. 최근 갈매역세권지구 ‘실버스테이’의 경우 취득세·재산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고 했더니, 사업자 공모에 27개 사업자가 참가의향서를 냈더라. 유인책이 기업 참여 여부를 좌우한다.

급등한 공사비를 낮추는 정책도 필요하다. 강남점을 지을 당시 아파트 3.3㎡(1평) 당 공사비가 300만원 선이었는데, 지금 서울 재개발·재건축 3.3㎡당 공사비는 1000만원 수준이다. 분양 주택은 가격에 공사비 인상분을 반영하지만,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공사비가 오르면 입주자 이용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면 노인복지주택 공사비를 조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초고령화가 오히려 기회!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이 뭐길래

[땅집고] 인천 서구 청라동 '더 시그넘하우스 청라' 전경. /도타이


- 시니어 하우징 전망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땅값과 건축비가 급등한 만큼, 노인복지주택을 짓는 비용도 많이 올랐다. 노인복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나온 다음에야 공급이 늘 수 있다. 시그넘하우스도 3호점을 준비 중이지만,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다.

다만, 노인요양시설로 분류되는 요양원은 틈새시장이다. 의료 기술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길어졌어도, 노인 대부분이 질병이나 노인질환을 앓는다. 게다가 노인(65세 이상)에 접어드는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시설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모집>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4기)’을 오는 2월 개강한다.

단순한 시니어타운 소개 등 기초 강의가 아니라 시설 설계부터 운영까지 시니어타운 개발 전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시니어타운 개발이 적합한 입지를 고르는 방법부터 운영 수익이 발생하는 재무 구조 설계 방법, 시니어타운에 반드시 필요한 인테리어 설계 등을 전수한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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