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호반건설이 대내외 홍보를 담당하는 커뮤니케이션실을 공중분해 수준으로 해체했다. 특히 지난 20여년 동안 홍보 업무를 맡으면서 호반그룹 오너가 리스크를 비롯해 과거 벌떼입찰, 서울신문 인수 등 굵직한 논란을 잠재우는데 기여했던 핵심 인물을 전혀 다른 팀으로 이동시킨 뒤 이틀 만에 해고한 점이 충격이라는 평가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새해 들어 커뮤니케이션실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 1993년생인 김민형 전 SBS 아나운서가 2020년 호반그룹 오너가 2세인 김대헌 사장과 결혼 한 뒤 4년 만인 지난해 9월 초 호반그룹에 입사하고, 단번에 커뮤니케이션실 상무로 부임한 뒤 첫 번째 인사라 업계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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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커뮤니케이션실은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홍보팀과 사회 공헌 부분을 맡는 동반성장팀으로 구성하는데, 이번 인사 이동에 홍보팀 3명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홍보팀 3인 중 실무 수장격이었던 A이사를 비롯해 B부장은 개발사업실로, C과장은 리솜리조트를 운영하는 호반그룹 계열사 호반호텔앤리조트 마케팅팀으로 각각 이동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직 개편은 이달 1일 공지됐고 인사 해당자들은 다음날부터 새 직무를 수행했다.
이번 인사 결과 홍보팀에 남은 실무진 중 가장 직급이 높은 직원이 신입급 주임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홍보팀이 공중분해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더 논란을 부른 건 호반건설 측이 인사 이동 직후인 이달 2일 A이사에게 돌연 해고를 통보한 점이다. 특히 호반건설 측은 인사 전부터 채용사이트에서 A이사가 담당하던 홍보팀장직에 대한 공개 채용에 나서기도 하면서 당사자 불안감을 키웠다고 전해진다. 업계에선 그동안 A이사가 20여년 동안 호반건설에 근무하면서 사내 굵직한 언론 대응을 도맡아온 점을 고려하면 직무와 전혀 상관 없는 개발사업실로 발령받은 것조차 이해하기 어려운데, 인사 이동 하루만에 갑자기 해고된 것도 충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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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인사와 관련해 건설업계에선 ‘낙하산’으로 커뮤니케이션 실장 자리에 오른 김 상무가 A이사 해고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번 인사 이동 이유와 관련한 질문에 “윗선에서 결정한 인사라 특별한 이유를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