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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700억에도 안 팔린 시흥 거북섬 생숙 부지…2배 비싸게 내놓은 이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5.01.22 11:33 수정 2025.01.22 16:10

[땅집고] 2023년 10월 중순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일대 거북섬에 들어선 '시흥웨이브파크'. 사업장 아래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업용지가 있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지난해 700억원대까지 낮아진 금액에도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던 경기 시흥시 거북섬 부지가 올해 약 1400억원에 다시 공매 시장에 나왔다. 600여가구 규모 생활형숙박시설 건축 허가를 받아둔 땅이지만, 현재 거북섬을 비롯한 시흥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라 올해에도 유찰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련기사: 반얀트리 들어선다던 시흥 거북섬 초대형 생숙 부지 결국 공매행

이달 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온라인 경매시스템 온비드에 경기 시흥시 거북섬 일대 정왕동 2724 및 2724-1 부지에 대한 공매 공고를 등록했다. 2023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공매다. 지난 16일 1회차 최저입찰가가 1394억9700만원으로, 지난해 연속 8회 유찰되면서 입찰가가 725억3029만원까지 낮아졌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비싼 금액에 재등장한 것이다.

이 부지는 마치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붙은 시흥시 거북섬 중 등딱지 부분에 해당한다. 한 때 세계적인 호텔·리조트 그룹인 반얀트리의 브랜드 '카시아' 계열 숙박시설이 이 땅에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면서, 거북섬 일대에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지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시행사인 더웨이브시화MTV는 2022년 5월 24일 이 땅에 건폐율 68.55%, 용적률 399.97%를 적용하는 생활형숙박시설을 짓기 위한 건축 허가를 획득했다. 건물 3개동에 총 609실로 생활형숙박시설 중에서는 상당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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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2년 하반기 들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거북섬을 비롯한 시흥시 일대에 분양했던 아파트·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 등 부동산 상품이 줄줄이 미분양되고,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에라도 처분하려는 ‘마피’ 매물이 쏟아졌던 것. 결국 더웨이브시화MTV는 거북섬에서 분양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보고 건축을 포기했고, 부지는 공매 절차를 밟게 됐다.

하지만 2023년과 2024년 각각 8회차씩 진행한 공매가 전부 유찰됐다. 지난해에는 8월 말 진행한 1회차 최저입찰가가 1394억9721만원에서 마지막인 11월 말 8회차엔 725억3029만원까지 가격이 반토막났는데도 끝내 낙찰자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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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해 들어 거북섬 부지는 다시 공매 절차를 밟게 됐다. 1회차 입찰가는 감정평가액 수준인 1394억9700만원으로 상향됐다. 같은 공매 물건이라도 공고 재등록시 낮아졌던 입찰가는 감정가를 고려한 금액으로 원상복귀되기 때문이다. 이후 유찰 한 회마다 입찰가가 10%씩 하향되는 구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 시흥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은 만큼 개발 환경이 좋지 않아, 올해에도 거북섬 부지 주인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달 16일과 20일 진행한 1~2회차 공매에 입찰한 기업·투자자가 하나도 없어 전부 유찰됐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선 시흥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가 거북섬 일대 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 매물을 소개하며 “소유주 분들 눈물을 머금고 정말 싸게 내놓는다”고 언급했다.

현재 476가구 규모 ‘시흥MTV웨이브파크리움’(2023년) 오피스텔 전용 25㎡ 최고층인 8층 매물이 1억5000만원에 등록돼있다. 2020년 분양가인 2억2000여만원 대비 7000만원 정도 낮은 급매물이다. 인근 ‘시화MTV거북섬더웰’ 오피스텔 역시 2021년 전용 19㎡ 원룸형 타입을 1억4000만~1억5000만원대에 분양했는데, 현재 분양가의 반토막 수준인 7000만~87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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