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총 자산이 5조2000억원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 건설 기업인 대우건설에 트럼프 소유 7곳의 개발 프로젝트 채권과 부채 등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첫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초 이 빚이 갑자기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미국 시민단체 크루(CREW·Citizens for Responsibility and Ethics in Washinhton)가 발표한 보고서 ‘사라진 트럼프의 한국 빚 1500만 달러’와 업계 보도 등에 따르면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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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미국 뉴욕 검찰이 최근 부동산 개발사인 트럼프그룹 내부 문건에서 미신고 된 대우건설 채무 1980만달러(약 254억원)를 확인했다.
이 빚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430만 달러(약 57억원)로 줄었다가 이후 완전히 사라졌다. 이를 보도한 매체인 크루는 “대우건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빚을 탕감해줬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공직자의 재산은 신고 대상이다. 미국 언론과 반 트럼프 단체들은 고의 누락에 무게를 실었다.
도대체 트럼프는 대우건설에 왜 빚을 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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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 대우건설이 트럼프와 손잡고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40번지에 트럼프월드타워를 지으려던 것과 관련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1990년대 중반 연이은 사업 실패로 고심하던 트럼프는 해외 파트너를 찾고 있었는데, 해외 개발 사업을 준비하던 대우건설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대우건설은 대우그룹에서 나온 뒤 자산관리공사 소유였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다시 산업은행을 거쳐 현재는 중흥그룹에 소속됐다.
대우건설은 1997년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가 뉴욕 최고급 주상복합건물(70층)인 ‘맨해튼 트럼프 월드타워’를 지을 때 공사의 설계·공정·구매 관리 등을 총괄하는 CM(Construction Management)을 맡았다.
또 이를 계기로 2000년대 초반 서울, 부산, 대구 등에 ‘트럼프월드’라는 고급주상복합도 개발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건물은 완공됐지만 트럼프 쪽에서 사업비를 제대로 정산해주지 않아 미국법인은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채무는 장기미수채권 형태로 남았었다. 그러다 트럼프는 자신의 회사에 진행 중인 7곳의 개발사업 채권을 담보물로 제공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10년 넘게 장기미수채권으로 남아 있자, 대우건설은 2017년 트럼프 회사와 협의를 통해 450만 달러(약 60억원)만 받고 나머지 1500만 달러는 회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7년은 대우건설은 산업은행 소속이었다.
대우건설은 2007년을 마지막으로 ‘트럼프월드’ 브랜드로 활용한 사업을 종료했다.
전직 대우건설 고위급 관계자는 “장기미수채권이어서 2006년부터 대손처리를 해왔으며 대우건설 역시 트럼프월드 건설 사업으로 큰 이익을 봤기 때문에 논의 끝에 빚을 탕감해준 것으로 안다”며 “최종 결정은 이사회를 거쳐 진행됐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