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뉴노멀’이라는 말이 회자될 것이다.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등 두 변수의 힘겨루기에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거래량과 가격이 출렁일 적이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한 무주택자들에게는 서울에서는 고점 대비 10~15%, 수도권과 지방은 20% 이상 싼 매물을 중심으로 선별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
언론인 출신 부동산시장 분석가인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25년 부동산 시장을 ‘울퉁불퉁’, ‘출렁출렁’, ‘박스권’ 등 3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땅집고와 인터뷰에서 “지역과 상품에 따라 차별화가 심해지고,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간 시소게임으로 가격이 출렁일 것이며, 매매든 전세든 가격이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없는 박스권 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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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 위원과 일문일답.
-올해 부동산 시장 흐름을 전망해달라.
“기본적으로 수도권 집값은 강보합세를 띠겠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역과 상품에 따라 차별화가 심해진다는 의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주택가격은 1% 상승하지만, 지방은 2% 내릴 전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수도권 1% 상승, 지방은 보합이다.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은 오르지만, 지방은 하락하는 탈동조화 현상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만큼 지방 주택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 기준금리가 인하해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젊은 인구 유출, 지역경제 위축 등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방 부동산은 회복이 쉽지 않다. 부동산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많지 않아 지방까지 온기가 퍼지지 않을 수 있다.
상품 유형별로는 아파트는 거래가 되겠지만, 생활형숙박시설, 다세대주택, 지식산업센터, 토지 등은 활성화하기 힘들다. 부동산 핵심 수요층인 MZ세대가 아파트와 부동산을 동일시하는 만큼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많을 것이라 예측하나?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뉴노멀’이라는 말이 회자될 수 있을 정도로 출렁일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간 시소게임을 잘 지켜봐야 한다.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통화량(M2) 증가 등 3대 금융지표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부동산이 투자상품화, 투자자산화하며 금융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치적 불확실성 사라지기 전에는 시장 침체 이어질 것이나, 그 이후에는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연 3% 수준인 기준금리를 새해 2~3차례 인하할 전망으로, 2.25~2.5% 정도가 될 것이다. 금융비용이 줄어 투자수익률이 오르고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 대출 규제가 복병이다. 모든 가계대출에 가산금리를 부여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도입될 예정이다. 두 변수의 힘겨루기가 어떻게 진행되냐에 따라 거래량과 가격이 출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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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동산 시장에 주는 영향은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인들은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특성이 있는데, 부동산 시장에도 투영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거래 두절, 가격 약세가 계속되며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실거래가격지수 기준으로 최근 저점인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8.9% 증가했다. 역대 최고점 2021년 10월 대비 90% 정도 회복했다. 이미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하여 추가로 힘을 내기 힘들 것이다. 1%대인 경제성장률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수요자 심리를 짓누를 것이다. 현 정부가 추진해온 1기 신도시 재건축, 각종 규제 완화 정책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2025년 이후 수도권에는 주택 공급 부족론이 대두하고 있는데,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일 것이라 보나.
“전국 아파트 입주량이 26만4000여가구로 지난해 대비 10만 가구 정도 줄어든다. 2013년 이후 가장 적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신축 선호가 강한데, 그 영향력이 과거보다 클 것이다. 침체기에는 공급 부족 불안 심리가 잠잠하다가 회복기나 상승기에 터져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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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은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고 보나.
“전세시장은 공금 감소 국면에 집을 사지 않고 전세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금리 인하 시 고가주택 전세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매매와 전세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기 때문에 전체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 전세도 크게 오르지 않는다. 내년에는 매매든 전세든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없는 박스권 양상이 될 것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수요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 내 집 장만을 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매입가를 최대한 낮추길 권한다. 급매물과 시세 대비 낮은 신규 분양 등 투트랙을 추천한다.
서울은 고점 대비 10~15%, 수도권과 지방은 20% 이상 싼 매물을 중심으로 선별 매수하는 것이 좋다. 신규 분양은 항상 관심을 기울이되 너무 비싼 가격은 피해야 한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