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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맥도날드 팔리자…월 임대료만 '1.2억' 전광판, 무용지물 위기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5.01.01 10:07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맥도날드라고 알려진 건물이 728억원에 매각됐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맥도날드라고 알려진 건물이 728억원에 매각됐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학동사거리에 맥도날드 매장(드라이브 스루)으로 운영했던 지상 3층짜리 건물이 지난해 11월 5일 728억원에 팔렸습니다. 대지면적은 813㎡(246평)으로 1평(3.3㎡)당 2억9600만원, 약 3억원에 매각된 겁니다.

향후 건축면적 439㎡, 연면적 8552㎡, 지하 5층~지상 12층 규모 업무·근린생활시설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압구정로데오역에서 도보 6분 거리인데다 토지용도가 일반상업지역과 제3종일반주거지역이어서 현재 3층짜리 건물을 12층으로 지을 경우 자산가치가 엄청나게 오를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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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업계에서는 이 빌딩을 누가 샀는지에 궁금증이 많았지만, 이보다 더 관심이 쏠렸던 건 바로 옆 건물 전광판의 운명입니다.


맥도날드 건물 매수인은 코스닥 상장사 모베이스의 손병준 회장과 배우자 등입니다. 지분 구조는 손병준 회장이 28%, 배우자가 20% 보유하고 투아이소프트 20%, 모베이스 32%입니다. 전체 매입금액 728억원 중 대출이 220억원, 현금은 500억원 이상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액 비율이 30%로 일반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비해 상당히 적은 게 눈에 띕니다.

모베이스는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입니다. 산하에 모베이스전자, 모베이스썬스타, 모베이스오토테크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요. 모베이스 전자는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로 차제 제어 컨트롤러를 공급하는 모베이스의 핵심 계열사입니다.

매수인이 누군지도 관심이었지만, 그만큼 화제가 된 건 바로 옆 건물 전광판입니다. 청담동 87-4번지에 있는 지하 4층~지상13층 규모의 S&S타워라 불리는 이 건물 외벽에는 청담동 명품 전문 광고판이 붙어있습니다. 학동사거리에서 가시성이 워낙 좋아 누구나 한번쯤 봤을 광고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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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청담동 87-4 소유자는 누구일까요? 쌍천만 관객 영화 해운대와 국제시장을 제작한 윤제균 감독 법인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2021년 5월 당시 평당 4억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건물 광고판 수익으로 인한 높은 수익률 덕분이었습니다.

[땅집고] 청담 맥도날드 건물이 12층으로 지어질 경우 옆 건물 전광판이 가려진다.


이 전광판 광고비는 15초에 1000만원, 30초에 1500만원입니다. 10개만 받아도 월 매출 1억원 이상인 거죠. 강남 빌딩 광고판 월 매출은 약 2억~3억원 규모인데 광고대행사와 수익을 나누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맥도날드 매장을 재건축하면 광고판은 더 이상 수익을 낼 수가 없게 됩니다

윤제균 감독은 매수 당시 옆 필지가 개발되면 광고판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을 당연히 인지하고 매수했을 것이지만, 맥도날드코리아에서 소유하고 직접 운영 중인 오래된 매장이기 때문에 보유 기간 동안 개발될 리는 없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 건물의 전체 월 임대료는 1억원이지만, 전광판에서 나오는 임대료만 1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맥도날드 건물이 신축된다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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