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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돌파' 리츠 믿고 노후 자산 맡겼다가 파산…수익률 반토막 줄줄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12.27 07:30

[땅집고] “2026년까지 시가총액 3조원 규모 리츠(RIETs·부동산투자회사)로 도약하겠습니다.”

SK디앤디 자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디앤디플랫폼리츠. 2021년 상장당시 공모가 5000원으로 시작해 그 해 10월 5445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3년도 안 된 지난 11월 리츠 주가가 2620원(-47.6%)으로 주저앉았다.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220억원이었지만, 현재는 시가총액이 2600억원 수준이다. 목표액 3조원의 10%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같은 해 상장한 롯데리츠도 마찬가지다. 공모가 5000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주가는 지난 10월 2797원(-44%)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 26일 국토교통부는 국내 리츠 시장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국내 리츠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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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츠 100조 시대 열렸지만…투자자 수익률은 반토막

이날 국토부는 한국리츠협회와 함께 리츠 100조원 달성 기념식을 열고 100조원 달성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표창과 리츠 자문위원회 위촉식을 열었다. 국토부는 “상장리츠의 출시와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리츠 시장규모는 지난 5년간 약 2배 성장하며, 올해 하반기 총 자산규모 100조원을 달성했다”고 자축했다.

[땅집고] 국내 리츠 시장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조선DB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으로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회사 형태의 간접 주식상품이다. 안정적인 배당을 받기 위해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은퇴 세대가 주목하는 투자 종목이었다. 2019년에는 1% 대 저금리로 운영돼 리츠 열풍이 불기도 했다.

26일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리츠 개수는 395개·자산은 100조72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 6000억원 수준이었던 자산 규모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2020년 이후 연평균 10조원 이상 증가하며 몸집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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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작된 고금리 기조가 리츠 수익률 발목을 잡으면서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금리가 오르면 건물 매입을 위한 금융비가 치솟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되다가, 갑자기 금리 인하 기조 중단 가능성도 나오면서 리츠 수익률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무난한 수익률을 기록한 리츠도 있다.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수익률이 우수했던 리츠는 ESR켄달스퀘어리츠(33.3%), SK리츠(20.7%),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18.3%) 등이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글로벌 부동산 투자 회사인 ESR그룹이 운용하는 국내 최초 물류 전문 리츠로 대부분이 쿠팡 물류센터 등으로 이뤄졌다.

[땅집고] 올해 1월~11월까지 리츠 수익률 순위. /조선DB


■ 상장하자마자 5개월만에 수익률 -30%… 투자자들 ‘울분’

하지만 마스턴프리미어리츠(-33.7%), 제이알글로벌리츠(-28.1%), 한화리츠(-25.3%),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11.9%) 등은 수익률 성적이 나빴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프랑스), 제이알글로벌리츠(벨기에) 등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들인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올 들어서만 28~34% 하락했다. 한화리츠의 올해 수익률도 -25%대였는데, 모회사인 한화그룹의 본사 사옥(장교동 한화빌딩)을 인수하기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약 3800억원)가 악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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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신한리츠운용이 지난 7월 상장시킨 해외 부동산 투자 상품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지난 7월 상장한 지 5개월 만에 주가가 30%나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리츠 시장이 부문별로 수익률 차이를 보이면서 내년에도 어려움이 지속하는 분야는 여전히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측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리츠 주가 지수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기 부양에 있어 정부보다 한국은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리츠는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 금리 변동에 민감한 상품이므로 단계적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지수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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