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전국 곳곳에 들어섰거나, 개발이 진행 중이던 골프장들이 매출 감소와 수익성 하락으로 줄줄이 공매에 부쳐지고 있다. 일부 골프장들은 비성수기를 맞아 가격 할인에 들어가면서 출혈 경쟁이 심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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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일차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직격탄이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골프장 이용료(그린피)가 급등한 것이 골프장 전체 수익률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수도권에서 골프 라운딩을 한 번 나가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30만~40여만원 정도다. 기본 금액만 20여만원 정도인데, 여기에 카트 대여료와 캐디 봉사료, 라운딩 전후 식사비 등이 추가로 포함된다. 한 때는 회원권으로 운영되는 최고급 골프장의 경우 골프를 즐기는 데 1년에 아파트 한 채 값이 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린비 인상경쟁이 불거지면서 강원 홍천 카스카디아는 주말 그린피가 51만원이나 한다. 강원도 원주의 성문안은 주말 그린피가 34만원이다.
최근 골프장이 문을 닫고 경매에 넘어가는 일이 늘자, 비성수기인 동절기를 맞아 예약률이 저조한 골프장들은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마케팅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골프 통합 플랫폼 엑스골프(XGOLF)에 따르면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겨울특가로 1인당 그린피 4만원부터, 충청권은 3만9000원까지내렸다. 이러한 가격은 성수기 대비 약 80% 할인된 금액이다. 그럼에도 올해 골프장은 내내 매출 하락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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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여름에는 폭우와 폭염 등이 장기화하면서 고객이 전년대비 20% 이상 줄어든 곳들이 많았다. 골프장 잔디가 장마와 폭염에 제대로 관리 되지 않았던 골프장도 늘어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는 설명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대중형 골프장 5개 회사의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11.1%, 영업이익은 -22.2%, 영업이익률은 -5.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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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골프장 이용료가 저렴한 일본, 동남아 등으로 수요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외가 숙박료와 항공비를 포함해도 한국보다 비싸지 않다”는 식의 인식이 퍼지고 있다.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더 잘 갖춰진 해외 골프장에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골프장들이 프로모션 등을 통해 그린피 할인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에 불과한 상황이다.
수도권 대비 골프장 이용시 항공료와 숙박비 등 추가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제주의 경우 해외 시장에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내장객(170만3040명)이 전년 같은기간(176만6025명) 대비 6만2985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린피가 주중 35%, 주말 25% 상승했는데,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 그린피 가격의 3분의1밖에 안 된다”며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로 나가 숙박 및 식사를 하고 골프를 치는 총 비용과 국내 골프장을 이용하는 비용이 거의 비슷하다보니, 골프 이용객들이 성수기에도 해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서 대표는 “코스 관리를 잘 해야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