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내 최초 활주로형 골프장으로 주목받으며 지난 3월 개장한 전남 영암군 코스모스링스가 최근 공매에 나왔다.
시행사가 금융기관에서 6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았는데 이를 감당하지 못해 개발 사업에 투자한 금융기관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각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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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신탁은 지난 9일 파크카운티가 운영하는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2165번지 일원의 코스모스링스CC에 대한 1회차 공매를 진행했다. 해당 물건에 대해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금액은 206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16일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고 두 차례 유찰이 되어 최저입찰가가 1500억원까지 떨어졌다.
골프장 개발 사업 시행자인 파크카운티는 당초 중앙농협 등 금융기관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인 브릿지론 600억원을 조달해 사업을 추진했다. 파크카운티는 에이스투자(62.93%)와 한국관광공사(19.97%), 전라남도(16.66%)가 출자해 설립한 삼호지구 개발사업 시행사 서남해안레저의 완전자회사다.
그러나 실적 악화 등으로 인한 대출 상환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다. 파크카운티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은 2억원, 순손실은 76억원으로 영업이 어려웠다. 여기에 더해 채권 시장까지 경색되면서 본PF 전환에 실패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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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 소재의 대중형 골프장인 코스모스링스CC는 총 18개홀이 조성됐으며, 길이 1850m, 폭 100m의 활주로 4개가 붙어있는 활주로형 직선코스가 특징이다. 모든 코스 거리를 더하면 6722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 지난 3월 개장했다.
최근엔 거제시 세 번째 골프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둔덕 골프리조트가 조성 사업이 사업승인을 받은 상태에서 공매로 넘어갔다. 착공도 못 하고 공매에 넘어갔다는 것은 자본이 고갈됐다는 의미다.
국내 골프장 영업실적은 2021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골프장 영업 및 매각 실적이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전국 골프장·이용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 운영 중인 6홀 이상 522개 골프장 중 회원제 골프장 152개소를 찾은 이용객은 1550만여명, 비회원제 370개소를 찾은 이용객은 3221만여명으로 총 4772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2022(5058여명)보다 285만명(5.7%) 감소한 수치다. 1홀당 평균 이용객도 4610명(2022년 5006명)으로 전년 대비 396명 감소했다.
골프장을 이용하는 비용은 높아지는 가운데, 영업이익은 하락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대중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이 2021년 48.6%로 치솟았다가 2023년 40.2%로 떨어졌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한 때 이용객이 급감한 탓도 있었지만, 골프장 수요 예측에 실패한 측면도 있다”며 “팬데믹 이후 해외에 나가 숙박하며 골프치는 비용이 국내 골프장을 이용하는 비용과 엇비슷하다보니 해외로 많이 나가고 있고 높은 국내 골프장 비용에 젊은층 고객 수요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