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매입임대 올해 7만가구 심의 "공급 불투명…내년 빌라 전세대란 올듯"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12.15 07:30

[정책 실패가 초래한 대혼돈의 임대시장] "현실은 빌라 월세도 보증금 1억" 내년 빌라 전세대란 본격화

[땅집고] 최근 서울의 빌라 전세 기피현상으로 비아파트 전세시장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다. 빌라 전세 수요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서울 평균 소형 빌라 보증금이 1억원을 돌파하고 임대료도 급등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빌라 임대차 시장 안정화를 위해 올해 꺼내든 특단의 대책은 매입임대주택 제도다. 정부는 지난 11월까지 전국에 신청된 매입임대주택 건수만 17만가구, 이중 7만가구 물량이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약 5만가구는 연내 약정을 체결할수 있다고도 밝혔다.

[땅집고] 서울의 빌라 밀집지역. /연합뉴스


하지만 인허가와 착공, 준공까지 기간이 아무리 빨라도 1~2년은 걸리는데다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주거 시장이 무정부 상태에 놓이면서 수급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빌라의 인허가 및 착공량은 올해 지난 5년간 평균치와 비교할 때 2~30% 축소해 내년 초부터 빌라 시장 공급 대란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 국토부, 매입임대 7만가구 심의했다지만…업계선 “공급까지 2년 걸려”

빌라는 우리나라에서 오랜기간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했다. 공급자는 주로 은퇴 세대 등으로 월세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하겠다며 임대용 주택에 종부세를 과도하게 부과하면서 빌라 시장 생태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공시가격 126%룰’ 등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 가입기준까지 강화해 빌라 대출 한도를 인위적으로 수천만원씩 낮추면서 빌라 소유주의 거센 반발을샀다.

전국적으로 소수 악성 임대인의 전세사기가 활개를 치면서 빌라 기피 현상이 나타났고, 임대 수익성이 급락한 가운데 공급까지 줄어 빌라 시장이 붕괴하고 있다는 평가다.

[땅집고]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정부가 빌라 시장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은 매입임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다. 지난 6월 향후 2년간 12만가구 규모로 매입임대주택 확대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공공 매입임대사업은 문 정부 시기에도 부작용이 많았던 제도여서 논란이 많았다. LH의 재정 부담도 만만찮은데, 그렇다고 매입가격을 낮추면 제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로 윤 정부 초반 매입임대 가격을 확 낮추는 정책을 썼는데, 그나마 남아있던 빌라 공급자들이 줄도산하면서 인허가 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공 신축매입주택의 경우 지난 6일 기준 21만1000여가구 달하는 매입신청이 접수됐고, 이 중 7만2000여가구가 심의를 통과했다. LH는 추가 심의 및 약정체결 등 후속절차를 조속히 완료해 11만가구 신축매입 약정 목표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향후 2년간 서민 주거난 예고…빌라 거래량 반토막, 착공·인허가 20~30% 감소

하지만 업계에서는 약정 체결 후 실제 빌라가 입주하는 시점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 사이 공급이 지나치게 쪼그라들어 빌라 수급난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 달 국토교통부 월간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누적 물량은 3만430가구로 지난해보다 무려 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 물량도 지난해 3만6179가구에서 올해 2만8501가구로 21.2% 줄었다. 또 같은 기간 전국 비아파트의 거래량은 12만6243가구로 지난 5년간 거래량 대비 42.2% 줄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의 핵심 재개발 진행 구역 빌라를 제외하면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 의원이 지난달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신축매입약정 사업 실적은 1811가구에 불과했다. 2021년 1만6254가구, 2022년 1만1830가구, 2023년 4439가구를 기록했고, 올해는 7월말 기준 1811가구로 가장 저조한 상황이다.

여기에 약정 체결 이후 인허가와 착공, 매입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공급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맹 의원은 “국토부는 2024~2025년 공공 신축매입 계획을 종전 7만5000가구에서 11만가구 이상으로 대폭 확대했지만, 현재 신축매입임대 주택 재고량은 3만가구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이라고 지적했다. /rykimhp206@chosun.com



화제의 뉴스

[인사] 계룡건설
박근혜 탄핵 때 집값·거래량 단기 하락…윤석열 탄핵도 같을까
[분양 캘린더] 수도권 미분양 무덤에 또 새아파트라니…평택·곤지암에 대단지 분양
서울에서도 안팔리는 아파트 있다…3년 만에 ‘악성 미분양’ 최다 기록
계엄 탄핵사태로 고개드는 집값 폭락론..외국은 저금리 기대로 집값 강세 행진

오늘의 땅집GO

호가만 4억 쑥 '분당 선도지구' 무조건 성공?…분담금 폭탄 주의보
"명동부터 홍대까지" 관광객 146만 시대, 입소문 노리는 상가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