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조명]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거울 등 반사체 설치로 화려함 극대화
[땅집고] 벌써 도심의 큰 건물이나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을 설치한 곳이 보이기 시작한다. 연말연시용 조명은 생각보다 긴 기간 사용하는 시즌조명이다. 11월 중순부터 설치해서 이듬 해 2월까지 3개월은 켜두는 시즌 조명이다. 최근 불경기 탓인지 대형 상업시설의 외부공간에서는 해마다 조금씩 설치시기가 빨라지고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점차 덜 추워지는 시기에 설치되어 좀 이질감이 들기도 한다.
시즌조명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기간 한정이어야 아름답다. ‘책은 도끼다’라는 책에서 광고인 박웅현 작가는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곳에 머물 시간이 삼일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철 지난 크리스마스 장식조명은 빛 공해가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일상의 조명을 크리스마스 조명처럼 만드는 것은 과하다. 우리 주변에 소위 경관조명이라는 이름으로 요란한 빛의 색상과 움직임을 1년 내내 보도록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조명 폭력이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을까?
첫째, 반사체를 잘 활용해야 한다. 반짝반짝 한강 변, 해변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 폭죽이 터지면서 느껴지는 빛의 파노라마, 수면에 반사되어 빛의 느낌을 만들려면 반사체를 활용해야 한다.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에 반사율이 높은 타일, 유리, 거울 활용하면 더 화려한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다. 이때 전구가 깜빡이는 속도는 일반 가정의 경우, 첫걸음 떼는 아기가 아장 아장 천천히 걷는 속도 정도가 좋다. 매장의 경우는 이보다 빠른 점멸도 좋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조정해야 한다.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은 너무 어둡게 연출하기보다 적당하게 밝은 조명을 켜두는 것이 더 아늑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따뜻한 전구색 색온도의 조명 빛을 적극 사용하는 것이 좋다. 크리스마스 장식은 기본적으로 한난대비를 이루고 있다. 한난대비는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이 대비를 이루어 보다 화려한 색을 연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이러한 한난대비의 관계를 적극 활용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빨간색 장식과 녹색 전나무 잎의 대비, 오렌지색 조명과 푸른 나뭇잎, 크리스마스 리스에도 호랑가시나무나 포인세티아를 많이 사용하고 거기에 잔잔한 전구까지 감는 것도 장식을 더욱 화려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차인호 공간조명연구소 www.inholight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