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롯데가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 그룹사 핵심 자산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최근 롯데 그룹 전체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말이 퍼졌는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27일 롯데는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은행보증을 추가해 안정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실적 부진으로 과거 회사채를 발행했을 당시 약속했던 수익 특약을 어겼다고 발표했다. 사채관리계약 특약 제2-3조(재무비율 등의 유지)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3개년 누적 EBITDA/이자비용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2022년 이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올해 9월 말 기준 재무비율이 4.3배를 찍어 특약사항을 위반하게 된 것이다. 대상 회사채는 제 52회 공모 회사채(공모채)부터 제 60회 공모채로, 총 발행 잔액 규모는 2조450억원이다.
이에 지난 21일 롯데케미칼은 재무 특약 위반으로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해, 사채권자들과 협의해 해당 특약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협의 결과 롯데는 은행 보증으로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을 보강하려는 목적으로 그룹사가 보유한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최고 123층, 높이 555m에 달하는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 건물이자 롯데그룹의 핵심 부동산 자산이다. 현재 가치만 총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 측은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이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강력한 시장 안정화 의지를 담은 실질적 대책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보증을 통해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도가 높아지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10월 기준 롯데그룹 총 자산은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56조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은 15조4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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