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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개발 '10년 동맹' 롯데-자광, 6조 전주프로젝트 놓고 파열음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11.19 13:40 수정 2024.11.19 14:03

[건설사 기상도-롯데건설] ②10년 동맹으로 수조원 벌어들인 롯데건설-자광, 이제는 헤어지나

/연합뉴스


[땅집고] 롯데건설은 지난 10년여 동안 부동산 개발회사인 ㈜자광과 손잡고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수천억원대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두 기업이 손을 맞잡고 개발하던 6조원대의 전북 전주시 개발사업에서 파열음을 내면서 ‘10년 동맹’이 사실상 깨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건설, “사업성 없는 현장에서 브리지론 연장하면 문제”...6조 전주 개발사업에서 큰 부담

올해 10월 롯데건설과 ㈜자광이 전북 전주시에서 진행하던 6조원 규모의 대한방직 개발사업 브리지론이 본PF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Event of Default)이 발생했다. EOD란 금융기관이 채무자에게 빌려준 자금에 대해 만기 전 회수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건설은 2017년 ㈜자광이 이 사업지를 매입하며 대출받은 2347억원 중 1046억원에 대한 자금보충 및 채무인수를 약정하면서 사업에 참여했던 터라, 이번 EOD로 IBK투자증권 등 대주단에 1046억원을 대리 변제했다.

전주 대한방직 개발사업은 23만565㎡ 부지에 143층 높이 랜드마크 타워와 2000실 규모 호텔, 아파트 3999가구와 오피스텔 558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전북 지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 개발인 만큼 시작부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이번에 롯데건설이 1046억원 현금 유출을 감수하면서까지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자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땅집고] 전북 전주시 대한방직 개발사업 조감도. /자광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 동안 손 잡고 개발사업을 여럿 진행했던 롯데건설과 ㈜자광 측 입장도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전은수 ㈜자광 대표는 지난 5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공사비가 3조원이 넘는데 어느 시공사가 쉽게 포기하겠느냐,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 허가가 완료되면 사업이 본PF 전환할 것”이라며 롯데건설의 사업 참여를 자신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땅집고 측에 “사업성이 없는 현장에서 브릿지론 대출만 계속 연장해 나가는 것이 문제고, 시공사가 억지로 사업을 끌고 가는 것이 금융권에도 더 큰 부담이자 리스크”라며 대한방직 개발사업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입장을 내놨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롯데건설이 전주 대한방직 개발사업 참여를 꺼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현재 롯데건설이 PF우발채무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어 자칫 막대한 채무를 질 수 있는 전주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우발채무 금액 총 4조8945억원 가운데 브리지론 현장이 80% 이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차원 판단으로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대표이사가 미착공 PF현장을 손절하는 이른바 ‘PF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한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자광과 오랜 기간 특수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해도, 지방 시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PF우발채무 때문에 유동성 위기설까지 돌았던 터라 6조원대의 개발사업을 진행하기가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롯데-자광, 10년 손 잡고 개발사업 벌인 파트너

롯데건설과 ㈜자광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10년안 동안 전국 곳곳에서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조원대 매출을 올린 파트너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광의 특수관계자로는 총 9개 기업이 등록돼있다. 이 중 부동산 개발 관련 회사가 자광홀딩스, 스페이스자광, 제이엘유나이티드, 자광건설, 엠제이파트너스로 5곳인데 모두 롯데건설과 굵직한 사업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땅집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자광의 특수관계자 중 롯데건설과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한 이력이 있는 기업 목록. /이지은 기자


중견건설사 성원건설 출신인 전은수 ㈜자광 대표가 처음으로 차린 시행사는 2009년 시행사 ㈜제이엘유나이티드다. 2014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일대에 아파트 총 2356가구와 오피스텔 375실로 구성하는 ‘성복역 롯데캐슬’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시공사로 롯데건설을 선정했다. 이 사업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두 기업 간 인연이 본격 시작됐다. 이 사업으로 ㈜제이엘유나이티드가 벌어들인 총 분양수입은 1조3793억원인 것으로 공시됐다.

이 수입을 바탕으로 전 대표는 시행사를 여럿 차린 뒤 각 기업마다 롯데건설과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예를 들어 ‘자광건설’에선 경기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에 아파트 260가구와 오피스텔 403실 규모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를 지으면서 롯데건설에 시공을 맡겼다. 분양이 거의 마무리된 시점인 2019년 기준 누적 분양수입 183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설립한 ‘엠제이파트너스’를 통해서는 경기 용인시 신갈동에 총 1597가구 규모 ‘신흥덕 롯데캐슬 레이시티’ 아파트를 개발했다. 마찬가지로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으며, 2016~2018년 분양수입으로 약 4365억5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엠제이파트너스는 2022년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보유하던 경기 오산시 부산동 소재 자연녹지지역 10만3203㎡ 부지를 1928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신 회장 토지까지 사들이면서 자광과 롯데건설이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는 소문이 업계에 나돌았다. 이 땅을 개발하기 위해 엠제이파트너스는 SPC오산부산제일차 세우고 84억원 규모 시설 자금을 차입했고 공시했다. 여기에도 롯데건설은 시공사이자 유동화대출 자금보충인으로 참여 중이다.

‘스페이스자광’ 역시 서울 서초동 옛 하이트진로 사옥 부지 900억원에 매입한 뒤 총 835가구 규모 역세권 청년주택사업을 롯데건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26년 준공 예정이며, 10년 임대 후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아무리 10년 동맹이라고 해도 더 이상의 PF우발채무가 롯데그룹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롯데건설이 추가 사업 추진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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