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6억 냈는데 누수에 엉망진창…" 입주 거부까지 치달은 마곡 롯데르웨스트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4.11.15 07:30
[땅집고] 2024년 10월31일~11월3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르웨스트' 입주 예정자들이 사전점검 기간 현장에서 촬영한 지하주차장 일부 공간 모습. 배관이 막혀 분리돼 있고(왼쪽), 시멘트물과 접착제로 추정되는 물질이 종유석처럼 굳어 있다. (오른쪽). /'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


[땅집고] “오피스텔이 되면 바로 입주하려 했는데, 내부가 엉망진창이라서 이사할 엄두가 안 납니다. 이삿짐을 실을 엘리베이터는 바닥이 젖었고, 종유석처럼 굳은 화학용 접착제 냄새가 지하주차장부터 꼭대기까지 가득해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르웨스트’. 이달 11일 건축물 대장을 ‘생활형숙박시설’에서 ‘오피스텔’로 바꾸는 마지막 절차까지 끝내면서 합법적인 주거용 건물이 됐다.

그럼에도 계약자들은 정상 입주가 불가능하다며 롯데건설을 향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군 건설사가 ‘최상급’을 내세워 높은 분양가로 공급한 건축물인 만큼, 완성도 높은 시공을 기대하고 사전점검에 나섰다가 날벼락을 맞았다는 것이다.

[땅집고] '롯데캐슬르웨스트' 가구 내부에 콘센트, 조명 컨트롤러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전선이 노출돼 있다. /'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


롯데건설이 2021년 8월 공급한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전용 84㎡ 분양가가 16억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완판에 성공했다. ‘LE WEST(르웨스트)’는 희소성, 가치의 극대화를 뜻하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과 최상급(-EST), 서쪽(WEST)의 합성어인 만큼, 고급시설을 표방한다.

[땅집고] '롯데캐슬르웨스트'의 한 가구에서 콘센트보다 벽지를 크게 잘라 벽면이 노출돼 있다. (왼쪽), 조명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오른쪽). /'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


이 건물은 분양 당시 생활형숙박시설(이하 생숙)으로 공급됐지만, 주차장 확보와 기부채납을 전제로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했다.

■ 밤에는 불을 못 켜겠네…콘센트·조명 無

하지만, 이곳은 10월 말 사전점검 진행 후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졌다. 입주예정자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콘센트나 조명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전선이 노출된 경우가 허다했다. 일부 가구는 콘센트가 있지만, 규격보다 크게 벽지를 잘라 내 벽면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천장 페인트 마감을 끝내지 못해 회색 벽이 드러난 가구도 있다. 입주 전이지만 누수로 인해 벽지가 누렇게 변색된 채로 눌러 붙은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땅집고] '롯데캐슬 르웨스트' 한 가구 내 천정 페인트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회색 벽이 남아 있다.(왼쪽) 페인트가 깔끔하지 않은 상태로 마감됐다. (오른쪽) /'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


주요 마감재 설치 마무리 단계에서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페인트와 실리콘, 줄눈 등은 삐뚤빼뚤한 모습으로 굳어버렸다.

사전 점검을 마친 한 입주 예정자는 “16억원이나 내고 공사판에서 살라는 건지 롯데건설에 되묻고 싶다”며 “사전점검을 하는 중에도 건물 안팎에서 공사 소음이 계속 나고, 냄새로 인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땅집고] 2024년 10월 31일 '롯데캐슬르웨스트' 한 입주 예정자가 사전점검 당시 촬영한 지하4층 복도. 엘리베이터와 지하주차장 사이에 물이 한가득 고여 있다. /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


■ 복도는 누수 천국, 배관은 입주 전부터 막혔다

공용부는 상황이 더욱 열악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일부 엘리베이터가 누수로 인해 작동이 어려웠고, 바닥이 젖어 있어 이삿짐을 싣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하4층 복도는 사전점검 진행 당시에도 물이 잔뜩 고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말 현장을 방문한 다른 입주 예정자는 “수도 배관이 파열돼 누수가 발생했다고 들었다”며 “지하4층 엘리베이터 타는 곳 앞에서 펌프로 물을 빼는 과정을 목격했다”고 했다. 이어 “사다리차를 쓸 수 없는 곳이라서 엘리베이터로 이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짐을 옮기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울러 지하주차장에서는 접착제와 시멘트물이 엉겨붙어 종유석을 연상케하는 공간도 발견됐다.

[땅집고] '롯데캐슬 르웨스트' 가구 내 타일이 삐뚤빼뚤하게 마감됐다(위), 바닥 타일 어긋나게 부착됐다. (아래)/'롯데캐슬르웨스트'수분양자협회


■ ‘입주 기한 연장’ VS ‘연장 불가능’…팽팽한 대립

입주 예정자들은 롯데건설이 사용승인(준공) 일정을 맞추기 위해 날림 공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5월 초 발생한 지하주차장 4층 붕괴 사고와 셀 수 없이 많은 하자가 발견되는 현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계약자들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하자 보수를 마칠 때 까지 입주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마곡 르웨스트 수분양자협회 회장인 송민경씨는 “1군 건설사인 롯데건설이 누수와 균열, 마감재 파손 등 하자가 넘치는 건물을 만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입주 예정 기간을 더 이상 늘릴 수 없고, 잔금 납부를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롯데 측은 중도금 대출 기한 만료일이 다가오는 만큼, 계약자들이 중도금과 잔금을 치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달 9일 마곡마이스피에프브이(PFV)는 수분양자에게 ‘오는 29일까지 중도금 대출금과 잔금 납부 상환을 마치지 않을 경우, 가압류 등 법적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분양계약서에 입주기간이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 예정자들이 하자를 이유로 잔금납부와 입주 기간 연장을 요구한다”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입주 예정자가 지적하는 하자에 대해 100% 책임지고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건설은 ‘롯데캐슬 르웨스트’ 시행사 대주주이자 시공사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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