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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망해서 죄송" 고꾸라진 삼성전자에…평택, 올해만 미분양 10배 폭증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11.09 07:30

[땅집고] 지난 6일 1순위 청약에 나선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 경기 평택시 합청동 일원에 지하 3층~지상 35층, 14개 동, 총 1918가구 규모로 짓는 대단지로 이 중 총 599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했다.

하지만 순위 내 청약에서 459가구 모집에 337가구만 주인을 찾았다. 122가구는 미분양으로 남았다.

[땅집고] 지난 6일 1순위 청약자를 모집한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 완공 후 예상모습./현대건설


이 단지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평택 화양지구에 분양한 ‘신영지웰 평택화양’은 992가구 모집에 단 21가구만 순위내에서 접수되고, 나머지 971가구가 무더기 미분양 물량으로 남았다.

최근 평택 일대에 미분양 아파트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평택 지역 경제의 기둥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이 떨어지고, 공장 가동도 중단된 것이 부동산 시장에 직격탄이었단 분석이 나온다. 실제 평택 지역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도 미분양 급증, 평택시가 1위…반년 새 10배 폭증

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통계청 미분양주택 현황을 분석해 발표한 연도별·지역별 미분양주택 현황 점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6만7550가구였으며 이 중 경기도가 9567가구(14.2%)로 17개 시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기도 미분양 물량을 지역별로 나눠 보면 평택시가 3159가구(3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천시 1217가구(12.7%), 안성시 899가구(9.4%) 순이었다.

평택은 최근들어 평택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평택의 미분양 물량은 361건에 그쳤다. 반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1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땅집고] 올해 평택에 청약한 아파트 단지와 미분양 가구 수.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올해 평택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등 대부분이 미분양을 기록했다. 순위내 기준으로 ▲‘신영지웰 평택화양’(971가구 미분양) ▲‘평택화양동문디이스트’(717가구 미분양) ▲ ‘평택화양서희스타힐스센트럴파크2차’(340가구 미분양) ▲‘평택푸르지오센터파인’(731가구 미분양) ▲‘평택브레인시티5BL대광로제비앙그랜드센텀’(456가구 미분양) 등이 올해 청약에 나섰지만 미분양 물량으로 대거 남았다.

■ 글로벌 호황 속 나홀로 침체한 삼성…평택도 경기도서 유독 하락

평택에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것은 아파트의 입지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지만, 평택 주택 시장 전반이 침체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평택의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여파가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땅집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조선DB


평택은 삼성이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 기지를 세운 곳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에 약 86만평 땅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30년까지 총 6개의 반도체 생산라인 (P1~P6)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이 떨어지면서 P4, P5공장 건설이 중단됐다. 가동 중이던 P2와 P3 공장 일부 파운드리 생산라인 설비 전원을 완전히 꺼버리는 ‘콜드 셧다운’에 들어갔다.

최근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주도권을 놓쳤다. 개발자들이 대거 SK하이닉스로 이동하면서 HBM은 SK하이닉스에 밀리고, 파운드리는 대만 TSMC사에 빼앗겼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보이면서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투자자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례적으로 사과문도 발표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호황기를 맞았지만, 삼성전자는 침체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평택 부동산 시장도 비슷한 처지가 됐다. 삼성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연쇄적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금도 크게 빠지고 있다.

경기도 전체 집값은 지난 2022년 바닥을 친 후 서서히 오르고 있지만, 평택만 가격이 점점 더 빠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평택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29%로 하락률 1위인 안성 -2.98%, 2위 이천 -2.71%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과천, 분당 등은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고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 변동률이 0.3%로 상승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공장이 본격 가동되지 못할 경우 평택 전반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신도시 등에 공급 계획도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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