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파트가 많아지는 것은 좀 그렇지만, 글로벌 대기업이라도 하나 들어오면 여긴 대박이죠~”
지난 6일 오전 경기 고양시 대장동 대곡역. 3호선 열차에서 승객들이 떼로 나와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으로 몰려들었다. 서해선과 경의중앙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서 승강장에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섰다.
그동안 대곡역은 고양시 주민에게 유령역이나 다름없었다. 연말 개통 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노선과 교외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서해선 등 철도 5개 노선이 지나는 펜타 역세권이지만 전철을 갈아타기 위한 환승역에 불과했다. 이 일대는 주변에 온통 논밭만 있는 그린벨트 지역으로, 역사 밖으로 나와도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런데 지난 5일, 이곳 대곡역 북측 일대 60만평 부지 그린벨트가 해제되면서 천지개벽이 시작됐다. 지난 10년간 사업시행사를 찾지 못해 역세권 조성 사업이 멈췄었는데, 개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대다수 고양시 주민들은 1만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들어선단 소식에 베드타운이 확정됐다며 망연자실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대곡역이 가까운 고양 덕양구 일부 지역은 개발 호재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잔칫집 분위기다.
■ 대곡역 그린벨트 풀어 지식융합단지 조성…고양시 “첨단 업무단지에 9호선 연장 추진”
지난 5일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5만가구 규모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경기권에는 고양시 덕양구 대곡역세권일대 즉, 내곡동, 대장동, 화정동, 토당동, 주교동 일원 199만㎡(60만평)에 9400가구 주택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이날 고양시는 대곡역세권지구의 개발 청사진을 함께 발표했다. 아파트만 조성될 것이라는 주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첨단 업무지구와 인프라 구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이날 “반드시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자족 기능을 담겠다”고 강조했다. ‘대곡역세권 지식융합단지’를 조성하는데 ▲주거 비율 사업지를 전체면적의 20% 내외로 최소화하고 ▲역세권 중심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자족 기능 강화를 목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및 재정금융지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기회 발전 특구 지정 추진 ▲주변 지역과의 연결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9호선 연장 및 교외선 전철화 등 철도 노선 개선까지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그동안 고양시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 주택 공급을 위한 택지로만 개발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다 보니 규제에 의해서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이번에 신규 택지 개발을 하게 되면 새롭게 오겠다는 기업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 서쪽에 대곡역 동쪽에 창릉지구…고양 화정·능곡지구 ‘호재’
계획대로만 이뤄진다면 고양 덕양구 지역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대곡역세권에서 서울 뱡향 동측에 조성된 노후 도시 고양 화정지구가 가장 큰 수혜지로 꼽힌다.
화정지구 아파트들은 대부분이 지은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주거 지역이다. 하지만 서울 출퇴근 여건이 나쁘지 않고 전철 3호선 화정역을 중심으로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생활 환경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정지구 동측으로는 3기 신도시 창릉지구가 맞닿아 있고 서측에 대곡역세권개발지구가 붙어 있다. 양 옆 택지지구 사이에 끼어 있어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워낙 가까이에 붙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3기 신도시와 그린벨트 해제 지역의 개발 호재를 고스란히 받고 함께 발전할 것이란 기대감도 큰 지역이다.
대곡역에서 약 1.6㎞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고양 덕양구 화정동 별빛마을 아파트들은 연말 GTX-A 개통시 가장 빠르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단지로 꼽힌다. 이 단지는 도로 하나를 건너면 대곡역 개발 사업지에 닿는다. 단지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정거장 거리에 대곡역이 있어 10분 안에 이동이 가능하다. 대곡역 반경 1km 이내에는 아파트가 전무하기 때문에 역세권 단지가 조성될 때까지는 개발 수혜가 고스란히 화정지구 아파트와 능곡 뉴타운지구 신축 단지로 몰릴 전망이다.
☞관련기사: “5개 노선 지나는 역세권 맞아요?” ‘대곡역’ 가까운 아파트에 이런 반전이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곡역 인근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갑자기 들려오면서 집주인들이 집을 빨리 처분하겠다면서 매물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며 “내가 보기에는 허허벌판으로 방치된 이 일대가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엄청난 호재이고, 기업이 들어오거나 상업시설이 잘 조성되면 화정지구가 더 확장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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