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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판교냐, 공실지옥이냐…강서 마곡지구, 준공 앞둔 25만평 오피스 운명은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4.11.05 07:30

[르포] 마곡, 강남·여의도 대체 업무지구 될까…현장선 "기대는 크지만 아직…" 반신반의

[땅집고] 최근 준공을 마친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복합 오피스시설 '원그로브'.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오피스 건물이다. /김혜주 기자


[땅집고] “마곡에 초대형 오피스가 하나 둘 완성되면서 제 2의 판교처럼 발전할 거란 기대감이 크죠. 다만 주변에 워낙 오피스 공급이 많아서 자리 잡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요. 여의도에 있는 IFC(서울국제금융센터)도 공실 다 채우는 데 3년은 걸렸으니까요.” (마곡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달 30일 오전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지하철 5호선 마곡역 1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가로로 길게 뻗은 초대형 은빛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연면적 46만 ㎡, 약 14만평에 달하는 복합업무시설인 원그로브는 올해 말까지 공급하는 마곡역 인근 오피스 중에서 가장 크고, 서울 전체 오피스 중에서도 세 번째로 큰 건물이다. 지하 7층부터 지상 11층까지 총 4개 동으로 조성한 이 건물에는 최근 이마트 트레이더스, 교보문고 등 대형 리테일 시설이 입점을 확정했다.

원그로브에 이어 마곡도시개발구역(CP)에는 마곡도시개발구역 개발 사업을 통해 초대형 오피스 건물이 차례로 들어서고 있다. 마곡도시개발구역 개발 사업은 마곡동 일대 8만2721㎡ 부지에 연면적 82만7000㎡, 약 25만평 규모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4조2000억원 규모다.

지난달에는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지은 ‘케이스퀘어 마곡(연면적 15만9287㎡, 4만8000평)’이 준공을 마쳤다. 롯데건설이 짓는 ‘르웨스트 시티타워(연면적32만6072㎡, 9만8000평)’도 올해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마곡에 초대형 오피스를 대거 조성하는 이유는 마곡업무지구가 서울 3대권역인 강남, 여의도, 종로의 대체지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 임대료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한데다, 쾌적한 신축 시설을 갖췄다는 점에서 마곡으로 사무실 이전을 고려하는 회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마곡 오피스 임대료는 주요 업무지구보다는 저렴하고, 타 업무지구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초대형 오피스 기준 1평(3.3㎡)당 임대료는 GBD(강남업무지구) 14만1000원, CBD(중심업무지구) 14만원, YBD(여의도업무지구) 11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마곡업무지구는 9만7000원, 타 서울권역은 평당 8만9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땅집고]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일대에 마곡도시개발구역 사업이 진행하고 있다. /김혜주 기자


몸집을 키우는 마곡 오피스 시장에 대해 시장 의견은 엇갈린다. 주요 업무지구보다 임대료가 저렴하고 프라임급 신축 오피스 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쪽으로 치우친 입지에 기업 유치를 유도하기에는 여전히 임대료가 매력적인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급이 쏟아진다는 점도 전망이 불투명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그로브 면적은 46만㎡로 50만㎡, 15만평 규모에 달하는 IFC 면적과 맞먹는다. 원그로브, 케이스퀘어 마곡, 르웨스트 시티타워를 모두 합한 오피스 면적은 약 99만㎡, 전체 30만평에 달한다.

앞서 IFC는 2005년 전면 개장한 이후 인근 을지로센터원, 전경련회관 입주와 맞물려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약 11%의 입주율을 보였다. 이후 약 3년이 지난 2008년에 들어서야 공실률 0.9%대에 들어서면서 높은 공실률을 해소할 수 있었다.

마곡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마곡 인근 지식산업센터에 공실이 많은 상황에서 오피스 시설이 쏟아지면서 공급량이 너무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결국 가격이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평당 임대료를 보면 어지간한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스퀘어 마곡은 준공에 앞서 임대 가능 면적의 30%에 대해 임대를 마쳤다. 원그로브에는 대기업 계열사 등 10여개 회사가 임차 의향을 밝힌 상태다. 한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마곡 임대료는 여의도 샛강역 인근 빌딩 임대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입지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가격으로 형성됐다”면서 “주로 항공운수업 관련 업종이나 대기업 계열사, 신축 오피스 자산 투자자와 관계있는 회사 중심으로 임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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