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0평 상가 분양가 12억?…'상가 무덤' 다산신도시, 처참한 공실현황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4.11.02 07:30
[땅집고]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한 상업시설 1층 대로변 상가가 텅 비어있다. 1층 상가 80개 호실 중 90%가 공실이다./강태민 기자



[땅집고] 지난달 31일 찾은 경기 남양주시 8호선 다산역에서 불과 250m 떨어진 한 상가 건물. 역세권 상업시설은 텅 비어 있었다. 오피스텔 아래 1층 상가 총 80개 호실 중 임차로 들어선 건 10곳이 채 안 된다. 90%가 공실이다. 대로변 15개 호실은 줄줄이 비어 있었다. 3층과 4층 일부 호실에 병원이 입점했으나 2층은 미용실을 제외하면 모두 공실이다. 건물 외벽에는 상업시설 임차인을 구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한 시간 동안 건물을 오가는 사람은 10명이 채 안 됐다.

상업시설 1층 10평짜리 상가는 보증금 5000만원 월 임대료는 350만원 선이다. 비싼 매물은 월 임대료가 400만원이다. 월세만 300만원을 훌쩍 넘는 금액에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임대 문의를 하는 사람들은 종종 있으나 높은 임대료 탓에 실제 계약까지 이뤄지지 않는다.

이 건물은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주거형 오피스텔 531실과 4층 규모 상업시설로 이뤄져 있다. 역까지 도보 5분 거리로 역세권 상가로 주목을 끌었으나 고분양가 탓에 임대료까지 높게 책정돼 공실 폭탄이 됐다.


이 상가 분양가는 평당 1억원이 넘는다. 10평짜리 상가는 12억에 팔렸다. 분양가 자체가 워낙 높아 상가 수분양자 입장에선 수익률을 고려하면 임대료를 쉽게 낮출 수도 없다. 다산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워낙 높아 임대료도 비싸게 책정돼있다”며 “임차 계약을 하러 찾아온 손님들도 임대료가 비싸서 쉽게 계약까지 나서지 않는다”고 했다.

다산역에서 떨어진 상가 중에선 건물 절반 이상이 빈 곳도 있고, 일부 상가는 공실이 2년 가까이 된 곳도 있다. 서울과 인접한 입지적 장점을 앞세워 상가가 공급 과잉되고, 비싼 분양가와 불경기, 높은 금리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상가 공실 문제가 지속하고 있습니다. 높은 임대료 부담은 자영업자들의 이탈로 이어져 공실률 상승을 부추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수도권 주요 신도시의 집합 상가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남양주 다산신도시가 14.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 한강 8.9%, 하남 미사 6.1%, 위례 5.7% 등이 다산신도시 뒤를 이었다. 자영업자 이모씨는 “월세가 워낙 높아 들어올 수 있는 업종 자체도 한계가 있어 상권이 활성화하기 어렵다”고 했다.

[땅집고] 올해 2분기 다산신도시 상가 공실률은 14.%5로 신도시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다산신도시 한 상업시설 내부가 텅 비었다./강태민 기자



더군다나 다산역 주변으로는 프라자, 주상복합 상가 건물이 13개나 돼 이미 상가 공급이 포화상태다. 프라자 상가 유리창에도 임대를 알리는 광고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파트·오피스텔 상가, 프라자 상가 외에도 다산신도시 지원시설용지에 들어선 지식산업센터 상가도 골칫덩이다. 특히 지식산업센터 상가의 경우 업종 제한 규제까지 묶여 있어 공실률 폭탄의 주범으로 꼽힌다.

게다가 지식산업센터는 상대적으로 중심 상권을 벗어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다른 종류의 상가들보다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수요층이 지식산업센터 내 근무자로 한정된데다 지식산업센터 사무실 임차나 거래가 활발해야 수요가 받쳐준다.

수도권 신도시 등에서 집합 상가를 지어 올리는 시행사들은 상가가 추후 어떻게 운영되는지보다 지어 올린 상가를 빠르게 분양해서 완판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상권 특성에 맞게 임차를 내주는 게 아니라, 상권과 상관 없이 구획 상가 판매에 열을 올린다. 결국 높은 분양가에 판매를 마쳤지만, 상업시설은 공실 폭탄에 방치되기 일쑤다.

최근엔 3기신도시 주상복합 용지 판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10월 24일 경기 하남시 천현동 ‘하남교산지구 주상복합용지 6’ 분양에 나섰지만, 땅을 사겠다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1만3676㎡(약 4137평) 규모인 이 땅에는 아파트 348가구와 함께 상업 시설(20%)을 반드시 지어야 한다. 작년 11월부터 진행된 4번의 입찰에서 모두 유찰됐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상업시설을 짓는 조건이 걸림돌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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