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서울 동작구 수방사 공공분양 주택 분양가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25평(전용면적 59㎡)이 거의 10억이었습니다. 아무리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국방부가 소유한 땅에 ‘10억’짜리 아파트를 공공분양 주택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는 현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 특히 공공분양 주택 정책이 완전히 길을 잃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2030 세대 평균 자산과 대출 상환 능력을 감안하면 수도권에서 매입할 수 있는 주택이 너무 부족하다”며 “정부 주도의 공공분양 뉴딜 정책을 추진해 약 100만호의 반값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상진, 표학길, 양명수, 문형남, 강건욱, 윤석명, 함인희, 이정옥 등 27인의 전문가가 참여한 ‘2025년 대한민국 대전망’ 이라는 책의 발간을 주도했다. 반도체, AI, 저출생, 도시공간, K-팬덤 신경향, 부동산 등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슈가 된 문제에 대한 해법과 전망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현 정부가 주택 공급 정책에서 손을 놓은 것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라며 “공공분양주택을 대량 공급함으로써 젊은 세대가 부담 가능한 가격대의 주택을 분양 받고, 고사 직전인 건설업 경기를 활성화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땅집고는 이 교수가 주장하는 ‘2025, NEXT 세대를 위한 반값 100만호 공공분양주택 뉴딜’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저서에서 ‘부담 가능한 주택’의 충분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담 가능한 주택’이란?
“‘부담 가능한’ 주택은 매수인이 동원할 수 있는 자산과 상환 가능한 주택담보대출을 합한 가격 이하의 주택을 의미한다. 최근 수도권 집값은 젊은 세대 입장에서 부담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7억원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30년 만기 상환에 5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매수했다고 가정해보자. 금리 5%를 적용하면 매월 원리금 상환액은 268만원이다. 이 금액은 2030 월급쟁이 실수령 월급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을 통해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그렇다면 공공분양 주택 적정 분양가는 얼마로 생각하는가.
“정부가 시세의 70~80% 분양가로 공공분양주택을 내놓고 있지만 그걸 두고 공공분양주택이라고 할 순 없다. 즉 시세의 반값으로 공급해야 한다. 가격 하락기를 감안하면 시세의 20~30% 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세의 50% 정도는 돼야 한다. 3억원 정도라면 젊은 세대가 부담 가능한 수준의 분양가라고 본다.”
-3억은 가격이 너무 저렴한데, 100만호를 어떻게 공급할 수 있나
“20평대 공공임대주택을 가지고 용적률 400%를 적용해 재건축한다고 가정해보자. 평당 공사비 7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건설비는 1억4000만원 정도가 산출된다. 20평에 대한 대지면적을 계산하면 5평 정도가 나오는데, 토지조성원가를 평당 3000만원으로 잡아도 땅값이 1억5000만원이면 된다. 보수적으로 따져도 3억 중반대면 충분히 분양이 가능하다.”
-입지가 너무 떨어지는 곳에서 분양하는 것 아닌가
“물량도 충분히 늘릴 수 있다. 통계누리의 공공임대주택 재고 현황을 보면 약 180만호에 달한다. 그 중에 20%만 따져도 36만호인데, 용적률 400%를 적용하면 50만~60만호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 나머지는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3기 신도시 계획의 용적률을 올리거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면 된다, 특히 그린벨트의 취지가 훼손된 나대지를 과감히 해제해 공공분양주택 택지를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실 가능성이 있나?
“이명박 정부 당시 강남구 세곡동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한 사례가 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가산비와 택지비를 낮춤으로써 가능했던 일이다. 결국 정책 의지에 달렸다고 본다. 현 정부는 공공분양주택 공급에 손을 놓은 것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소극적이다.”
-향후 인구 구조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그렇게 많은 주택 공급이 필요할까.
“젊은 세대에게 당장 살 집을 마련해주는 게 우선이다. 집이 너무 비싸니 합계출산율이 0.7%대로 추락하고 있다. 출산율과 집값은 반비례한다. 반값 주택에 결혼해서 살게 되면 합계출산율이 뛰지 않겠나. 훗날 주택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 뒤의 일은 시장에 맡기는 게 맞다. 경제가 반등하기 위해서도 100만호 뉴딜 정책을 통한 공급이 필요하다.”/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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