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땅값 특혜 의혹'에도 사업성 불투명…신세계 화성테마파크 운명은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10.22 07:30

국감서 화성 국제테마파크 용지, 헐값 매각 의혹 제기
어차피 수익성 확보 어려워…착공도 지연
정용진 회장,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 만든다”
업계선 “그냥 없어지는 것 아닌가”

[땅집고] 화성 국제테마파크 '스타베이 시티' 완공 후 예상 모습. /신세계 그룹


[땅집고]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야심작이자 그룹 미래 사업으로 불리는 경기 화성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개발을 둘러싸고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신세계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테마파크 부지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수년째 투자 유치가 안되고 착공도 지연되는 등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신세계가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단 이야기가 나온다.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은 신세계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테마파크 사업이자, 그룹 역사상 가장 큰 비용(4조5700억원)을 들이는 프로젝트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1조원)이나 스타필드 고양(7700억원) 사업비의 3 배 이상이다. 송산그린시티 내 418만9000㎡(127만평) 부지에 미래형 첨단 복합도시를 건립하는 사업으로 땅 면적만 여의도 1.4배에 달한다. 신개념 테마파크와 함께 워터파크, 골프장, 1000실 규모 호텔과 주거 단지가 함께 조성된다.

☞관련기사 : 홍콩 디즈니랜드도 적자인데…신세계 명운 걸린 화성 테마파크 성공할까

■국감서 ‘수공, 땅값 헐값 매각 의혹’ 제기

국회 환경노동위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17일 열린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수공이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과 관련해서 경기 화성 송산그린시티 내 관광레저용지(278만9540m²)를 헐값에 매각했다”며 특혜 문제를 제기하고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국제테마파크 부지 매각 당시에는 m²당 11만3000원으로 계산해 총 3256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인 2019년 내 관광레저용지에 접한 철도용지 2필지를 매각할 때는 m²당 18만1000원, 23만2000원에 매각했다”며 “철도용지 가격의 48%, 68% 수준으로 주요 부지를 헐값에 판 것”이라고 했다. 즉, 감정평가 당시 향후 벌어들일 개발 이익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땅집고] 화성테마파크 내 관광레저용지가 헐값에 매각됐다는 의혹이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


김 의원은 “사업자가 제출한 사업계획을 반영해 개발 후 토지가격을 예상해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공모지침서의 규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직원들이 공모지침을 임의로 변경했고, 사업계획을 반영하지 않은 원시적인 자연녹지 상태 그대로 감정평가를 받도록 했다”며 “감정평가에 참여한 감정평가사 진술에 따르면 자연녹지지역이었던 국제테마파크 부지를 관광레저 용지로 지정 받아서 개발을 하게 될 경우 최소한 2배 이상 땅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 정용진 회장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업계선 “사업성이 문제”

하지만 신세계그룹이 땅값 상승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는커녕 사업을 제대로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19년 11월21일 경기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 현장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신세계그룹이 가진 모든 사업 역량을 쏟아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 글로벌’(파라마운트)과 손잡고 미국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탑건’, ‘트랜스포머’, ‘타이타닉’ 등을 활용한 아시아 최대 규모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면서 파라마운트사 유치를 기념하는 선포식을 성대하게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는 경기도에서 관광단지 지정 인허가를 진행 중으로 연내 관광단지 지정 승인 완료 후, 2025년 말 경기도에 관광단지 조성 계획을 승인받아 2029년 개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땅집고] 화성 국제테마파크 '스타베이 시티' IP사 유치 선포식이 지난 10일 열렸다. /신세계 그룹


이뿐만이 아니다. 신세계는 이 부지를 단순한 테마파크가 아니라 첨단 도시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테마파크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하늘 택시를 도입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미래형 모빌리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나아가 UAM을 공룡알화석지, 테마파크, 워터파크, 시화호 등 화성 국제테마파크 주변의 주요 관광 자원 및 인프라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워터파크, 골프장, 1000실 규모의 호텔과 주거단지(공동주택 6283가구·단독주택 530가구)도 함께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첫 삽을 뜨는 일은 차일피일 지연 중이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는 신세계 측에 착공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하루 1500만원 규모 배상금 부과를 결정했다. 연간 56억6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신세계 그룹은 화성테마파크 관광레저용지의 계약을 체결한 2021년 3월로부터 3년 이내 주용도시설에 대한 착공에 들어가야 하고 착공한 날로부터 5년 이내 모든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신세계 측은 인허가 등을 완료한 다음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무 부담도 문제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회사인 신세계화성의 지분은 신세계프라퍼티가 91.26%, 신세계건설이 나머지 8.74%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1878억원 적자를 낸 여파로 지분이 10%에서 8%대로 줄게 됐다. 여기에 이마트로부터 자금 확충 약정을 받아 6500억원 가량의 영구채를 발행했는데, 이자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 개장한 홍콩 디즈니랜드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국내에 최근 개장한 춘천 테마파크 레고랜드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을만큼 테마파크 사업은 쉽지 않다”며 “거기다 인기가 많은 디즈니나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콘텐츠에 비해선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파라마운트사를 유치해 테마파크를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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