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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도 아닌 분당 한복판 초등학교 1학년이 '5명'…신도시 덮친 폐교 위기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4.10.18 14:03 수정 2024.10.18 16:39
[땅집고]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 '백현초' 정문 모습. /카카오맵


[땅집고] 2024년 입학한 신입생 수는 6명, 그마저도 1명이 타 학교로 전학해 2학기 기준으로 1학년 학생수는 5명이다. 1~6학년 전교생수는 82명이다. 교사 12명을 포함해 전체 교직원은 30명이다. 교사당 1인당 학생수는 6.8명이다. 산골 오지, 소멸을 앞둔 지방 소도시의 학교가 아니라 1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한복판에 있는 백현초등학교 이야기다.

☞관련기사 : [단독] '전교생 41명' 분당 청솔중 폐교…1기 신도시서 첫 사례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백현초는 폐교 위기 1순위이다. 6개 학년 통틀어 82명으로, 최근 폐교가 확정된 금곡동 청솔중(43명)보다 학년당 학생수가 적다. 18일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정자동 백현초는 학교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학생수가 줄어들어 머지않아 폐교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소수의 학생들이 넓은 학교 시설을 사용하는 모습은 신도시가 아니라 시골 학교를 연상케 한다. 학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학교 시설은 5138㎡(약 1554평) 부지에 5층 규모 건물이 있다. 교실 등 학습공간 31개, 교무실과 보건실 등 43개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백현초 인근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 있는 다른 학교들과 달리 빌라와 저층 주택 밀집 지역에 있다.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 단지는 ‘느티마을경남선경’으로, 최고 4층, 16개동 200가구에 그친다. 그마저도 134㎡(이하 전용면적) 이상의 대형 평수로만 구성된 단지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부보다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학교 인근 주민은 “백현초의 폐교 이야기는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다”며 “매년 10명 남짓의 신입생이 입학하는데 그마저도 중간에 주변 아파트 단지에 있는 큰 초등학교로 이사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현초와 달리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있는 학교는 학생수가 많다.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정자동 정자초 1025명, 신기초 436명, 수내동 초림초 1149명이 재학 중이다.

아직은 백현초 폐교에 대한 정식 절차가 진행되고 있진 않다. 성남시교육지원청과 백현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학교 폐교에 대한 학부모 동의 등의 절차는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소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소규모 학교의 폐교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평가한다. 분당에서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는 한 단지 관계자는 “백현초는 주변에 빌라촌 등이 있어 학생수가 부족한 학교다. 만약 분당 아파트 재건축이 시작되면 폐교 후 인근 단지의 초등학교와 통폐합될 것이라는 방안 등이 지속적으로 거론된다”고 밝혔다.

백현초에 앞서 분당에서는 이미 폐교 사례가 나왔다. 금곡동 청솔중은 이달 초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65.79%이 찬성해 사실상 폐교가 확정됐다. 현재 1학년이 졸업하는 2027년 폐교가 완료된다. 청솔중은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학생수 부족으로 인한 폐교가 결정된 학교다.

학생수 부족 현상은 향후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의 학생수는 1999년 총 16만9389명이었는데, 2024년 8만8888명으로 반토막 났다. 정자동 한솔초(106명), 구미동 오리초(113명) 등도 전교생이 100명 남짓으로 폐교 위기에 놓였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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