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가 임대주택 너무 싸게 사간다" 건설업계 반발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10.14 09:29 수정 2024.10.14 11:22

[땅집고] 인천 계양지구 일대 공공주택용지. /연합뉴스


[땅집고] 건설사들이 정부에 임대주택 단가를 높여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건설 공사비가 폭증한 데 비해 정부가 사들이는 임대주택 가격이 너무 낮은 탓에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손실이 크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 사업’과 관련해 임대주택 매입 단가를 두고 정부와 업계 간 의견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는 추첨이 아닌 공모형 토지다. 2020년 11월 제도를 도입한 뒤 이듬해인 2021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택지 내 일정 부지를 임대주택건설형으로 공급 중이다.

임대주택건설형은 전체 건설 호수의 20∼30% 범위에서 민간 사업자들이 제시한 임대주택 건설 비율(사회적 기여)과 녹색 인증·장수명 인증 등급(주택 품질) 등을 평가해 공급 대상자를 정한다. LH는 전체 주택에서 업체가 제시한 임대주택 제공 호수만큼을 매입해서 공공임대주택으로 쓴다.

LH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급한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는 성남 복정1, 남양주 진접2, 인천 계양지구, 파주 운정 등에서 총 19개 필지다. 전체 건설 규모는 약 1만3000가구며 이 중 임대주택으로 2200여가구로 추정한다.

그런데 최근 공사비가 크게 늘면서 LH가 임대주택 인수가격 기준으로 삼는 표준건축비로는 사업주체가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현재 공공임대주택에 적용하는 표준건축비는 3.3㎡(1평)당 369만8000원(㎡당 118만8800원) 정도다. 분양주택에 적용하는 기본형건축비(3.3㎡당 673만7190원)의 54.9%로 반토막 수준에 불과해, 건설 원가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주택업계에선 현재 LH가 제시하는 공사비로는 임대주택 매입 비율 10%당 사업 매출액이 약 3%씩 감소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건설주택의 최대 30%를 임대주택으로 짓는다고 가정하면 매출이 9% 감소하면서 사업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분양가에 적용하는 택지비 가산비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분양주택에 대해서는 입주자모집공고 후 최대 14개월까지의 이자를 반영해주는 반면, 임대주택은 6개월까지의 이자만 인정해주기 때문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만큼 손실이 불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LH로부터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를 공급받은 기업마다 주택 분양 시기를 고민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아파트를 짓는 대신 택지를 아예 반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중소 주택건설사로 구성하는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지난달 국토교통부와 LH에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 내 임대주택 매입가격을 현실화해달라고 정식 건의했다. 정부가 올해 3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임대주택 인수 가격을 종전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건축비의 80%로 올려주기로 한 만큼, 공공택지 임대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달라는 요구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분양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업계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표준건축비로는 주택 건설이 어렵고 분양에도 차질이 우려되므로 기본형 건축비 수준으로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LH는 제도 손질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택지를 공급한 뒤 공사비가 급등한 것은 변수라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검토 중이다”라면서도 “다만 공모형은 업체가 직접 사업 조건을 제안하는 형태라 제도를 고치더라도 이미 공급된 택지에도 소급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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