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살면서 처음 보는 관리비… 저희 집에서 보게 될 줄은ㅠ ㅠ”
최근 SNS에 올해 7월 ‘전기세 폭탄’을 맞았다며 관리비 명세서 사진을 찍어 올린 글이 화제를 몰고 있다. 사진에 따르면 관리비가 무려 108만860만원. 이 중 ‘세대전기료’ 항목이 차지하는 비용이 82만5110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식당이나 카페가 아닌 일반 가정집인데도 전기세 부담이 상당한 셈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둘째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집이) 100평이냐, 업장이냐, 카페냐 오만 연락을 다 받아봤는데 그냥 평범한 가정집”이라며 “둘째 태열 때문에 에어컨을 24시간 몇 달 동안 풀로 돌렸다”고 밝혔다.
댓글창에선 아무리 에어컨을 하루 종일 작동했다고 해도 전기세가 너무 많이 나온 것 아니냐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우리집은 밤새 에어컨 3대 다 돌려도 20만원이 나오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는 등 100만원이 넘는 관리비에 놀라워하는 댓글들이 눈에 띈다.
A씨는 전기세 폭탄을 맞은 이유로 “알고 보니 ‘정속형 시스템 에어컨’이었다”면서 “정속형인지 몰랐던 내가 바보”라고 한탄했다.
A씨 말대로 에어컨 작동 방식은 크게 ‘정속형’과 ‘인버터’ 두 가지로 나뉜다. 집에 설치된 에어컨이 어떤 시스템으로 작동하는지 알고 싶다면 제품 뒷면에 부착된 표시를 보면 된다. 정속형 에어컨에는 ‘정격소비전력’ 항목에 단 하나의 전력량만 기재돼있고, 인버터형 에어컨에는 전력량이 ‘정격·중간·최소’ 세 가지로 나뉘어있다.
두 에어컨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정속형은 사용자가 설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실외기를 계속해서 최고 속도로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꺼졌다가, 다시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 실외기가 다시 돌아가면서 온도를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상당해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반면 인버터형은 설정 온도에 도달하더라도 실외기 전원이 꺼지지 않고 최소한의 전기만을 사용하면서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작동 방식이 다르다보니 각 에어컨마다 전기세를 아낄 수 있는 비법에도 차이가 있다.
한 에어컨 제조업체 관계자는 “정속형 에어컨이라면 2시간 정도 가동해 실내 온도를 낮춘 뒤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전기세를 낮출 수 있다”며 “반면 인버터형 에어컨은 굳이 전원을 끄지 않고 풍량이나 설정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연속 운전해야 전기세가 덜 나온다”고 했다.
따라서 정속형 에어컨을 사용하는 A씨가 24시간 내내 에어컨을 틀어두는 대신, 방이 어느정도 시원해지면 에어컨 작동을 중단하기를 반복했다면 100만원이 넘는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들지 않아도 됐던 셈이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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