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시니어 라이프] 85세에 수필집 ‘세월의 낙엽 편지’ 펴낸 류인석씨
[땅집고]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은퇴를 앞둔 모든 중년층이 한번 쯤 해봤을 고민이다.
은퇴 이후 나이가 들수록 왕성하게 글을 쓰면서 85세에 18번째 수필집 ‘세월의 낙엽 편지’(이든북 출판)를 펴낸 류인석씨는 이런 고민에 대한 하나의 모범 답안을 보여준다.
기자라는 직업으로 평생 글을 써온 그도 정년퇴직을 앞두고 ‘인생 이모작’을 고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 고민이 쌓이면서 그는 1994년 수필을 ‘크리스천문학’을 통해 발표했다. 이후 거의 1년 반에 한 권꼴로 수필집을 펴내는 왕성한 집필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가 최근 펴낸 18번째 수필집 ‘세월의 낙엽 편지’(이든북 출판)은 △1부 '덧없는 세월 아리랑' △2부 '어머니의 등불' △3부 '자화상 돌아보기' △4부 '묘서동처의 교훈' △5부 '세월은 진실이다' △6부 '변화와 숙명' 으로 나누어 총 63편의 수필을 수록했다.
"누구에게나 습관은 중요하다. 더구나 감수성이 예민했던 젊은 시절에 직업적으로 각인된 습관은 평생을 따라다니기 예사다. 내 글쓰기 습관이 그렇다. 신문기자 시절 30년간 몸에 밴 기사 작성 근성이 배어있다. 문장이 직설적이고 건조하다. 서정성이 메마르다. 문학에 입문한지 올해로 꼭 30년이다. 지혜의 한계를 절감한다. 18번째 졸문(拙文)을 내면서 이젠 졸필(卒筆)하고자 한다."(세월의 낙엽 편지 서문).
류인석씨가 85세의 나이까지 젊은이 못지않은 왕성한 집필활동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세대만이 갖는 다양한 경험이다. 저자는 일제식민치하 말기에 태어나 해방의 감격도 겪었고 동족상잔의 6.25 전쟁으로 처참한 시대도 겪었다. 전쟁으로 초토화된 황무지 초가삼간에서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배고픔과 가난을 겪으며 학창 시절을 보냈던 추억도 갖고 있다.
기자라는 직업과 관련된 일화도 많다. 80년 전두환 정권 시절 ‘토착비리 척결’이라는 명분 아래 언론조직 개편과 기자들에 대한 비리 조사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중앙신문사의 지방주재기자를 없애고 지방신문사는 1도 1개사로 통폐합하였다. 이런 소용돌이 와중에 경향신문 소속 기자였던 저자는 본사인 서울로 올라가 근무했다.
갑자기 올라간 서울 생활이 생소했지만 자부심으로 그만큼 더 열심히 뛸 수 있었다. 덕분에 노태우 대통령의 6.29선언으로 언론 자유 시대가 부활하면서 다시 경향신문 중부본부장으로 7년 만에 충남도청 기자실에 부임했다.
마침 대전시가 직할시로 승격되느냐 마느냐로 지역 여론이 비등하던 때라 지역 여론을 중앙에 전달할 언론의 역할이 절실할 때였다. 결국 대전시가 광역시로 승격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주도하였고 이를 회사에서도 인정, 직할시 승격 뉴스가 실린 경향신문 4만 6000부를 회사 헬기로 공중 살포하는 지원을 해주었다.
노태우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을 당시 폭력조직과 공무원 유착 사건을 보도했다가 무려 7건의 고소를 당했고, 폭력조직이 흉기를 들고 사무실까지 찾아와 협박하는 등 위협에도 시달렸다. 수사결과 결국 기사가 맞았음이 밝혀져 공무원이 불명예스럽게 옷을 벗었다. 이런 다양한 경험이 글쓰기에 밑바탕이 됐다.
무엇보다도 규칙적 생활과 건강관리가 85세에도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그는 매일 오후 6시 식사 후 7시이면 잠자리에 들어 새벽 2시에 일어난다. 일어나서 하는 일은 글쓰기이다. 아침 5시까지 3시간 정도 글쓰기 작업을 한 후 동네 공터에 마련된 운동기구를 활용해 운동을 한다. 아침 식사도 거르지 않는다.
식사를 마친 후 오전에는 신문과 독서를 하고 점심 식사 후 낮에는 집 근처에 있는 유등천에서 걷기 운동과 부족한 수면을 채운다.
그는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대전문인협회 회원이다. 원종린수필문학상, 에세이포레 문학상, 대전문학상, 대전광역시문화상(문학부문) 등 수상했다.
그에게 건강한 노년과 왕성한 집필활동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에 대해 물었다.
“시도 때도 없이 집으로 모셔오는 술손님을 반갑게 맞이하고 매일 삼시 세끼를 챙겨주는 아내 덕분이다. 돈도 되지 않는 글 쓰기를 격려해 준 아내 덕분에 계속 건강하게 책을 낼 수 있었다. 아내에게 감사한다. ”
/차학봉 땅집고 기자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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