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입자 만행에 신축원룸, 폐가됐어요" 집주인 보상받으려면…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4.10.07 10:30 수정 2024.10.07 10:44

[땅집고] “세입자가 집을 폐가로 만들어 놓고 나갔습니다. 침대 아래에는 벌레 알 유충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전까지 교체하면 500만원이 들어요. 천불이 나는데 수리비를 못 준다고 합니다.”

[땅집고] 입구에 곰팡이가 가득한 방 내부. 천장 벽지와 마감재가 떨어질 것 처럼 붙어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 스터디’에 한 집주인이 올린 게시글이 화제다. 신축 원룸에 세입자를 받았다가 최근 세입자 퇴거로 방을 보게 됐는데, 집 내부에 곰팡이와 먼지, 벌레 유충이 가득하다는 글이다.

집주인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밝은 나무색이었던 바닥에는 울긋불긋 얼룩이 져 있고, 흰색 싱크대는 누렇게 변했다. 깔끔한 남색 벽지는 흔적을 찾을 수 없고, 곰팡이 핀 흰색 벽지가 손을 대면 떨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다.

천장 벽지와 마감재는 떨어지기 직전이다. 대문 옆의 하얀 벽지도 시커먼 곰팡이로 뒤덮였다. A씨에 따르면 이 건물은 올해로 준공 8년 차다.

[땅집고] 세입자를 들이기 전의 깔끔한 방(왼쪽), 방을 엉망으로 사용한 세입자가 나간 후 모습(오른쪽). /온라인커뮤니티


A씨는 “3층 세입자는 5년을 살았는데, 이사 당시부터 이상했다”며 “보조키를 달겠다고 하더니, (문을 뚫어) 두 개의 열쇠를 더 달았다”고 했다.

황당한 일은 지난 5년간 계속 발생했다. A씨는 “이후로 집을 어떻게 쓴 건지 (세입자가)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소음을 밤낮으로 내서 경찰을 불렀는데, 경찰이 오면 문을 안 열어주고 경찰이 가면 소음을 냈다”며 “아랫집 화장실 천장에서 똥물이 흐르고, 배관이 연쇄적으로 막혀 변기 물이 안 내려갈 때도 문 개방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5년간 월세가 밀린 적은 없었는데, 최근 월세 납부를 미루더니 집을 뺀다고 했다”며 “이사 가는 날에도 문을 안 열어줘서 못 만났다”고 했다.

[땅집고] 방 천정 마감재와 입구 벽면이 곰팡이와 얼룩으로 가득하다. 대문 바깥으로 보이는 복도 계단과 대문을 통해 신축 원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A씨는 세입자로부터 ‘짐을 다 뺐다’는 연락과 집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집 내부에서 성한 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고 놀란 A씨가 자초지종을 묻자 세입자는 ‘환기를 했고, 천정에서 물이 샌다고 집 주인에게 말을 했다’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땅집고] 화장실 천정과 방 벽지가 검은색 곰팡이로 가득하다. /온라인커뮤니티


통상 이럴 경우 집주인은 세입자 보증금에서 집 수리비를 제하고 남은 비용을 돌려준다. 다만, A씨는 이러한 방법을 쓰기도 어렵다. 밀린 월세와 공과금에 집 수리비를 합하면 보증금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씨와 세입자 간 문자 내역에 따르면 기존 보증금에서 가스와 전기 사용료, 월세를 뺀 돈은 불과 40만원이다.

A씨가 세입자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보면 가전을 포함한 집 수리비는 총 500만원 가량이다. 싱크대 교체 및 수리 103만원, 청소비 85만원, 바닥 데코타일 45만원 등이다.

A씨는 “세입자에게 ‘싱크대 103만원, 청소비 85만원만 부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고 있다”며 “부동산 관계자가 제 의견을 묻지 않고 ‘(집 수리비가 보증금보다 )더 나와도 청구하진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해당 세입자는 부동산 관계자로부터 ‘남은 보증금을 못 받을 수 있다’ ‘보증금보다 집 수리비가 더 나올 수가 있지만, 집주인이 청구하지는 않을 것’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땅집고] 개수대 아래 수납장 바닥면이 갈라져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정신병이 있거나 지능이 낮은 사람이 수습을 못하고 산 것 같다” “단순 누수라고 보기 어렵다”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운 뒤 청소와 환기를 안 하는 복합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땅집고] 세입자가 집을 파손한 후 퇴거한 경우 원상복구 의무를 들어 손해배상청구할 수 있다. /이지은 기자


법조계에서는 A씨가 집을 엉망으로 만든 세입자를 상대로 원상복구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세입자가 입주할 때와 퇴거할 때 집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사진 등 객관적인 근거 자료가 있다는 점에서다. 만약 사진이 없다면 세입자와 집 손상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은 문자 내역 등 다른 증거라도 확보해야만 한다.

‘원상복구비용’은 건물주에게 실제 손해가 발생하면 청구 가능하다. 건물주가 실제로 복구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재산 손해가 발생한 경우로 본다.

만약 세입자가 집 안에 거주하고 있다면 명도 소송과 원상복구비용 청구를 순서대로 진행해야 한다.

원상복구비용은 건물주가 부동산을 인도받은 후 청구할 수 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명도소송 기간에는 아직 건물주가 부동산을 세입자로부터 인도받은 게 아니므로, 원상복구를 할 수 없어 비용 청구도 불가능하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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