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비즈니스 성공 지름길] 신관식 우리은행 가족신탁팀 차장 ① "증여·상속에 부동산 세금폭탄…시니어 고객, 신탁을 절세 수단으로 활용"
[땅집고] “앞으로 30년 동안 1·2차 베이비부머 1600만명이 은퇴합니다. 이들은 전후(戰後) 세대로, 고등 교육을 받아 경제관념을 갖췄고 이를 통해 자산도 많이 축적했죠.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줄 때도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합니다. 신탁을 통해 절세 방안을 찾거나, 특정인에게 몰아주는 거죠.”
한국 인구 3명 중 1명은 베이비부머다. 1차(1955∼1963년생·705만명)와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954만명)를 모두 합하면 1659만명이다. 한국 인구 5175만명 중 32%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최근 금융업계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워낙 수가 많은데다, 상속과 증여 등 은행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서다. 이들은 한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는 사이, 개인 성장을 일궈냈다. 부모 세대나 자녀 세대에 비해 축적한 자산이 많은 편이다.
특히 금융업계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베이비부머의 특성에 맞춰 신탁 시장이 커진다고 판단하고, 전문가 집단을 만드는 등 관련 조직과 서비스를 마련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 증여·상속·기업승계 등 유언대용신탁 전문가 총 10명으로 구성된 ‘시니어마스터’ 조직을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2021년 신탁부인 ‘가족신탁팀’을 만든 데 이어 올해 초 변호사와 세무사 등 12명을 투입해 드림팀을 만들었다.
금융권이 제공하는 대표 신탁 상품은 ‘유언 대용 신탁’이다. 유언을 대신해 재산을 은행 등 신탁회사에 맡기는 신탁 상품이다. 신탁회사는 수수료를 받고 생전에 재산을 관리해주다, 사후에 상속인 의사대로 이를 배분한다.
우리은행 드림팀에 신탁·세금 전문가로 합류한 신관식 세무사는 “신탁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려는 이들이 찾는 서비스”라며 “이 시장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해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 세무사는 미래에셋생명과 한화투자증권, 신영증권을 거쳐 우리은행 신탁부 가족신탁팀에서 신탁 관련 법률 및 세무 상담을 맡고 있다.
신 세무사는 땅집고가 10월15일 개강하는 '시니어 비즈니스 진출 및 성공 전략 과정'에서 '웰다잉을 위한 고령화시대 금융 트렌드와 신탁 사례'에 대해 소개한다.
다음은 신 세무사와의 일문일답.
- '가족신탁팀'은 어떤 일을 하나. 만든 계기는?
“우리은행은 2021년 1월 가족신탁팀을 만들었다. 기존에는 신탁부 내 재산신탁팀이 유언대용신탁 등 개인 신탁 업무를 모두 맡았는데, 가족신탁 수요가 늘면서 별도 팀을 꾸렸다.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2018년부터 두드러진 부동산 가격 상승은 가족 신탁 시장 성장에 큰 기폭제가 됐다. 집값이 오르면서 자녀에게 집을 증여·상속할 때 발생하는 세금이 크게 늘었고, 절세 상담 건수가 급증했다. 상속·증여로 인한 분쟁도 늘었다.
지금 가족신탁팀의 주 업무는 은퇴자가 축적해 온 자산을 가족들에게 물려주는 과정을 들여다보고, 절세 등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다. 상속과 증여, 기부, 관리 등 여러 행위 중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른다.”
- 맡은 신탁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트렌드가 있는지.
“단연 부동산이다. 전체 자산 중 80%를 차지한다. 남은 20%는 금전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어 크게 변동 없을 것 같다.”
- 부동산 가격 오를수록 신탁 선호도 늘었다던데.
“그렇다. 최근 몇 년 사이 집값이 물가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커졌다. 예·적금을 통한 이익보다 부동산을 통해 차익을 버는 시대라고 하지 않나. 부모님 집 증여가 자녀들에게 주는 영향이 상당해진 만큼, 집으로 인한 형제 간 다툼도 늘었다. 증여자가 이런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신탁을 찾는다.
특히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부머 세대(오팔세대)는 장자 승계보다 효율적인 선택을 하는 편이다.
또한 부동산은 금전과 달리 몇 대 몇으로 분할하기가 어렵다. 보험이나 예금의 경우 비율을 정해 나누고 각자 용도에 맞게 쓸 수 있다. 집도 공동명의를 통해 비율을 나눠가질 수 있다.
그런데 공동명의는 온전히 내 것이 아니다. 처분·대출 등 자산을 활용할 때 전 명의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 명이 해외에 나가 있다면 해야 할 일이 더욱 많다.”
- 부동산 가격이 비싼 강남에서 더 수요가 많은가.
“아니다. 내부 통계를 보면 수도권이나 대도시에서 신탁 수요가 많지만, 강남권에서 더욱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경기도 동두천 등 수도권 외곽, 전남 목포 같은 지방에서도 수요가 있다. 지역별 수요와 계약 건수는 비슷한 흐름을 나타낸다.
강남권의 경우 문의는 많다. 신탁을 통해 세금을 아끼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서 그렇다. 문의가 모두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가액은 강남이 확실히 높다. 최근 서울 서초구 아파트 1채 가격이 도봉구 아파트 4~5채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강남의 경우 건수에 비해 금액이 매우 높은 편이다.”
- 앞으로 집값 더 올라간다. 신탁 시장 더 성장할까.
“그렇다고 본다. 7080세대 중 대다수는 물려받은 재산보다 투자나 직장 생활을 통해서 자산을 축적해왔다. 힘들게 모은 자산인 만큼, 자녀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게다가 이들의 자녀인 3040세대가 저축을 통해 서울 중심부 아파트를 사기 어려운 환경이다. 부모님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부동산 자산을 자녀·손자녀에게 물려줌으로 인해서 자녀의 삶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 초고령화 시대, 키워드로 ‘신탁’ 꼽은 이유는?
“수십억원 집을 한 명이 물려받는다면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데, 증여·상속 시장에서 신탁은 분란과 세금을 모두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수증자의 의도에 따라 재산이 분배되기 때문이다. 물론, 신탁에 따른 유산 배분 후에도 불만을 가지는 경우가 있지만, 유언자의 뜻은 국내 법에 따른 유산 분배 순서에 우선한다.
이로 인해 앞으로 30년 간 신탁의 시대가 온다고 본다. 1·2차 베이비부머는 금융 시장의 주류다. 투자를 가장 많이 했고, 축적한 자산도 많다. 이들이 사망하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증여자와 수증자가 늘고, 유산 배분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비즈니스 개발 및 운영 전략과정 모집]
‘세계 7위’ 1조7158억달러(지난달 기준), 한화 2300조원 규모의 자산운용사 인베스코가 최근 한국 한 스타트업을 파트너로 점찍었다. 바로 2018년 설립된 시니어 토탈 케어 기업 ‘케어닥’이다. 케어닥 박재병 대표로부터 직접 시니어 비즈니스 투자 유치 비결을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이 개설됐다.
땅집고는 시니어 비즈니스진출을 고민하는 기업과 개인을 위해 ‘시니어 비즈니스 진출 및 성공 전략’ 과정을 오는 10월 15일 개강한다. 강의는 현장스터디 1회를 포함해 총 15강 진행한다.
이번 과정에는 전국 1만7000여개 지자체가 점찍은 돌봄 로봇 ‘효돌’의 김지희 효돌 대표도 참여한다. 대기업에서 10년 넘게 AI(인공지능) 개발 실무를 맡았던 김 대표는 ‘인공지능 돌봄 로봇 시장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소개한다.
‘하이뮨’ ‘하이밀크’ 등 고령자 단백질 식품으로 제2전성기를 쓰고 있는 일동후디스의 신제품 발굴 스토리도 들을 수 있다. 일동후디스 생애주기영양센터장의 한동령 이사는 ‘핵심 비즈니스 확장을 통한 기업의 생존 전략’에 대해 강연한다.
복지용구 e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인 그레이몰의 이준호 대표는 ‘시니어 전문 쇼핑몰 운영 방안’에 대해 알려준다. 종근당산업이 만든 프리미엄요양원 벨포레스트의 황문영 국장은 ‘시니어 주거와 케어 서비스 현장 투어’를 진행한다.
강의는 매주 화요일 오후 3~6시며, 수강료는 25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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