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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창업회장의 올드파워…태영그룹 6개월만에 자본잠식 탈출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9.30 09:02 수정 2024.09.30 11:38

아흔살 창업회장 ‘올드 파워’ 또다시 증명
태영그룹, 자산 매각·분양 완판·신규사업 수주

[땅집고] 서울 여의도 태영그룹 본사. /조선DB


[땅집고]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절차에 돌입한 태영건설이 자회사 에코비트를 매각하고 본사인 여의도 사옥과 골프장 디아너스CC등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자구 계획을 하나 둘 이행하면서 기업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지 6개월 만에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아 지난 3월 정지된 주식거래 재개의 발판도 마련했다. 재무 상태도 나아져 6개월 만에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일부에서는 워크아웃 조기 졸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해내는 이 같은 힘은 모두 지난해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한 윤세영 창업회장의 저력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땅집고]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태영그룹


■ 태영그룹, 자산 매각으로 자금 확보…분양 단지 완판에 신규 사업 수주까지

태영그룹은 지난 2023년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부동산이 침체기로 접어든 가운데 태영건설이 짓기로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오피스건물과 관련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가 돌아오면서 대금을 갚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파산이나 부도에 이르기 직전 기업을 대상으로 채권단이 주관해 자율적 협의를 거쳐 기업 회생에 나서는 과정이다. 워크아웃을 통한 기업 개선 작업에 실패하면 사실상 기업 청산에 가까운 법정관리 절차로 넘어간다.

지난해 워크아웃을 개시하기 위해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에코비트, 블루원을 각각 매각하고 평택싸이로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추가적으로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미디어넷, DMC미디어 등의 지분을 담보로 태영건설에 리파이낸싱과 후순위 대출 지원을 제공하고,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윤세영 명예회장과 윤석민 회장이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SBS 지분까지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워크아웃 승인을 받았다.

당초 채권단과 워크아웃 이행 기간을 3년으로 약정하였으나, 최근 태영건설은 출자전환·영구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잠식 상태 해소, 티와이홀딩스 등 대주주 지분 무상감자, 주요 자산 매각 등을 자구 계획 이행 과정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땅집고] 에코비트에너지 경주 전경. /에코비트


태영그룹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는 지난달 26일 국내 최대 폐기물처리업체로 꼽히는 에코비트 지분 전량을 2조700억원에 IMM컨소시엄에 전부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에코비트 매각은 태영건설이 제출한 자구 계획안의 핵심이었다. 2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에코비트를 매각할 경우 티와이홀딩스가 절반인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골프장 블루원 용인CC와 상주CC의 지분을 ‘자산 전세 후 임대’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총 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5월에는 블루원 디아너스CC를 3300억원에 팔았고, 7월에도 1930억원 규모 서울 중구 세운5구역 재개발 사업지 지분과 시공권을 GS건설에 넘겼다.

이와함께 9월에는 태영그룹 본사가 있는 여의도 태영빌딩을 2251억3500만원에 매각했다. 태영빌딩은 지하 5층, 지상 13층짜리 건물로 연면적 4만1858㎡ 규모다. 건물 매각 후 다시 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을 통해 이 건물을 계속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수주도 멈추지 않았다.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 3월 한국도로공사가 1862억에 발주한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 건설 공사 낙찰, 지난 5월 강원 춘천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 및 현대화 사업(사업비 2822억원 규모)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또 주택 사업으로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일대에 짓는 ‘의왕 센트라인 데시앙’ 아파트도 지난 8월부로 완판했다.

[땅집고] 태영건설이 경기도 의왕시에 짓는 '의왕 센트럴 데시앙' 견본주택. /태영건설


■ “태영건설, 꼭 살려내겠다” 윤세영 창업회장 저력…6개월 만에 자본잠식 극복

태영그룹이 빠른 속도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 데에는 창업회장의 능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2019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말 태영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놓이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윤 회장은 지난해 아흔을 넘겼다. 윤 창업회장은 1933년생으로 1973년 태영건설을 창업한 이후 SBS 등을 창립하며 현재 자산규모 10조가 넘는 태영그룹을 일궜다.

지난해 경영일선에 복귀하자마자 워크아웃 절차를 밟아 나가며 자금 확보에 나선 결과, 태영건설의 재무 상황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은 연결 기준 자본총계 -5626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하지만 올 상반기 태영건설은 별도기준 자산총계 2조 7556억원, 부채 총계 2조 3508억원, 자본총계 4048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이 해소됐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연내 주식 거래 적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회장은 지난 1월 태영건설 사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태영건설은 창사 이래 지난 50년 동안 적자가 난 해는 단 두 번 뿐”이라며 “공사를 수주할 때는 반드시 10% 이상 수익률을 확보한다는 ‘10%룰’ 원칙이 있어서 IMF와 금융위기 때도 흑자를 냈던 건실한 기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1300억원대로 추정되고 올해도 그 이상 실적을 올릴 사업계획이 마련됐다”며 “자구노력을 더욱 충실히 이행해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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