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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죽신? 우린 재건축 살련다" 목동아파트 신고가 행진…65㎡ 19억도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4.09.27 07:30
[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6단지' 전경./네이버지도


[땅집고] “목동아파트는 재건축 사업 기대감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오히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30%는 높을 것이다. 토허제로 지정됐다는 것이 ‘이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인증을 받은 셈이다. 학창시절 목동에서 성장해 타지로 이사갔다가, 자녀 교육을 위해 목동으로 돌아온 30대가 최근 목동 아파트를 매수하는 비중이 늘었다.”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 일대의 목동신시가지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뿐 아니라 거의 모든 단지에서 전고점을 돌파한 거래들이 속출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 ‘목동6단지’ 47㎡(이하 전용면적)이 지난달 30일 15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달 19일에는 바로 옆 5단지 65㎡이 19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밖에 2,3,4,7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신정동 일대 단지에서도 전고점을 돌파하는 거래들이 나왔다. 이달 3일 10단지 105㎡가 20억9000만원, 13일 12단지 72㎡가 16억원에 거래됐다. 이 외에 9단지, 12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다수 이뤄졌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양천구 목동(1~7단지)과 신정동(8~14단지) 일대 조성된 대규모 주거 단지다. 전체 392개동, 2만6535가구 규모다. 1985년부터 1988년에 입주한 뒤 입주 35~40년차를 맞아 현재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재건축이 모두 마무리되면 목동 일대는 전체 5만3000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목동아파트 단지 중 처음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6단지가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르다. 최고 49층, 15개동 총 2173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14단지는 정비계획안이 확정됐고, 안전진단을 통과한 그외 단지들은 신속통합기획(자문사업)을 통해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3년간은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축 아파트가 초강세였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전폭적 지원으로 재건축이 본격화된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얼죽신의 시대가 가고 얼죽구(얼어 죽어도 구축)의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는다.

입주인들 입장에서 급하게 현금을 융통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재건축을 기다리는 것이 이득이 큰 상황에서 매수를 원하는 수요자들은 줄을 섰다. 목동 경인공인중개사사무소 유재성 대표는 “재건축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보니 매수희망자들이 꾸준히 있다”며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고 있고 매물을 거둬들이다보니 최고가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며 이들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실거주의무가 있어 전세세입자를 구해 아파트를 매수하는 갭투자는 원천 봉쇄된 상태다. 투기 수요를 차단하긴 했지만,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목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토허제로 묶여있지 않다면 집값이 지금보다 30%는 높아질 것이다”며 “지금 가격은 억눌려있지만, 토허제 지정은 ‘이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른다’라는 인증을 받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9월 들어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된 여파가 있지만, 신고가 거래는 끊이지 않는다. 큰 자금이 필요한 대형 주택형 대신 실거주에 적합한 중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생겼다.

윤 대표는 “대출 한도가 줄어들다보니 기존에 목동에 아파트 매수를 고려했던 분들 자금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눈을 낮추게 된다”며 “실질적으로 자금력 대비 작은 크기의 아파트 매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9월 들어 발생했다”고 말했다.

재건축 기대감에 더해 목동의 교육환경이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목동은 강남구 대치동에 이어 서울 최대 학원가로 알려져 있다. 초중고 자녀를 키우는 30~40대 학부모들의 대기 수요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신정동 진성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목동아파트 매수자들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진다. 자금 여유가 있는 50대 이상의 비중은 줄고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은 30대 매수자들이 많다”며 “학창시절 목동에서 성장해 타지로 이사갔다가, 자녀 교육을 위해 목동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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