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짓자마자 '통임대'…핫플 성지 홍대서도 랜드마크로 우뚝 선 꼬마빌딩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09.24 10:32

[건축주대학 멘토의 한마디] 멀리서도 눈에 확~핵심상권서도 랜드마크 건물 만들려면

[땅집고] 서울 마포구 서교동 뒷골목 상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로 꼽히는 ‘스카이랜(skylan)’./구도건축


[땅집고] 서울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홍대 일대.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사이 마포구 서교동 일대 대로변을 따라 식당·카페·쇼핑몰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과 젊은이가 주로 찾는 주점과 클럽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뒷골목에는 변변한 꼬마빌딩조차 찾기 힘들다.

이 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바로 2020년 1월 준공한 ‘skylan(스카이랜)’이다. 거대한 유리상자를 곡선 콘크리트 벽이 감싸고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멀리서도 시선을 끈다. 현재는 모던 가구 브랜드 A회사가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다.

건축주는 50대 초반 미국 교포. 당초 서교동 상권 특성을 고려해 음악카페와 식당, 사무실 등을 들일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건물을 짓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가구 회사가 “사옥으로 통임대하고 싶다”며 먼저 연락했다.

스카이랜을 설계한 현상일 구도건축 소장은 “낡은 주택과 허름한 꼬마빌딩이 가득한 곳에 눈에 띄는 건물을 세우니 기꺼이 사옥으로 쓰겠다는 업체가 나타난 것”이라며 “이 회사도 원래 서교동 낡은 빌딩에 입주해 있다가 랜드마크 빌딩이 생기자마자 입주했다”고 했다.

현 소장은 오는 10월 10일 개강하는 ‘땅집고 건축주대학 31기’에서 강의한다. 총 3가지 분야 중 ‘시공비 줄이는 설계-건축 마스터 클래스’ 강연에서 ‘시공사 선정의 중요성과 견적서, 계약서 제대로 따져보기’를 주제로 수강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건축주가 교포…사실상 원격 건축으로 진행

[땅집고] 전면도로에서 건물로 바로 진입할 수 있게끔 지상 1층 벽면을 폴딩도어로 마감했다. /구도건축


‘스카이랜’은 지하 1층, 지상 5층 총 6개층이다. 현 소장은 “상업건물인 만큼 모든 층의 가시성과 접근성, 임차인의 이용 편의성을 동시에 높이는데 집중했다”고 했다. 현재는 층마다 1개 점포가 들어서도록 설계돼 있지만 최근 불경기인 점을 고려해 가벽이나 칸막이를 달면 층당 2개까지 쪼개서 세를 놓을 수도 있다.

건축 과정도 독특했다. 건축주가 미국 교포여서 중요한 의사 결정은 영상 통화와 SNS(소셜미디어) 채팅으로 이뤄졌다. 건물이 올라가는 1년여 동안 건축주가 현장을 찾은 횟수는 딱 한 번이다. 현 소장이 건축주에게 일주일에 3~4회 카카오톡을 통해 진행 사항을 공유했다. 사실상 원격 건축이었던 셈이다. 건물이 통임대되면서 건축주가 건물을 번거롭게 찾을 일은 더욱 줄었다.

 



현 소장은 스카이랜이 멀리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우선 건물을 이면도로와 최대한 붙여서 지었다. 외벽은 도로와 평행한 상자모양으로 짓는 대신 곡선 처리해 건물이 툭 튀어나온 것처럼 보인다. 거대한 유리 실린더를 얇은 콘크리트판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밤에는 통유리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와 마치 ‘대형 캔들 워머’같다.

건물 전면에 주차장이 있으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감안해 1층 매장 전용 출입구에 캐노피(canopy·지붕이나 처마처럼 생긴 덮개)를 만들어 건물 정체성을 나타내는 조형물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층 돋보이도록 세입자 배려…주차대수도 극대화

상업용 건물에서 1층은 흔히 얼굴로 꼽힌다. 1층에 대한 인상이 건물 전체 이미지로 굳어지는 만큼 섬세한 설계가 필요하다. 이 건물은 전면 도로에서 1층으로 곧장 들어올 수 있는 별도 출입구를 만들었다. 도로와 접한 매장 벽면 2곳은 폴딩 도어와 통유리로 마감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건물 대지 북쪽이 남쪽보다 1m 가량 높은 점을 감안해 매장 출입로 경사를 없애는 데크도 설치했다.

[땅집고] 건물 2층 창문은 주변 건물과 사생활 간섭이 일어나지 않도록 길고 좁은 형태로 만들었다. /구도건축


2~5층도 1층 못지 않게 접근성이 좋다. 윗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출입문을 따로 뒀다. 출입문은 통유리로 마감하고 밝은 조명을 달았다. 세입자를 위해 층마다 발코니도 만들었다. 탕비실·창고·수납 등 다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당초 음악카페를 들일 예정이던 지하 1층에는 1층과 이어지는 별도 계단을 만들었다. 다중이용시설은 주출입구 외에 피난구를 1개 이상 갖춰야 영업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급·배기시설도 1개씩 설치했다.

법정 주차대수는 6대인데 자투리 부지까지 합해 8대를 확보했다. 현 소장은 “당초 층마다 개별 임대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는데, 건축 도중 통임대하게 됐다”며 “세입자가 트렌디한 가구 회사여서 건물의 정체성이 더 잘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국내 최고 실전형 건축 강의 건축주대학 31기 모집>

 


국내 최고 실전형 건축 강의인 ‘땅집고 건축주대학’이 오는 10월10일 31기 과정 개강을 앞두고 수강생을 모집한다.

31기 건축주대학 과정은 건축 분야에 따라 총 3가지 형태로 나눠서 수강생을 모집한다. 전문가들의 사례 연구와 현장스터디를 통해 시공비를 절약하고, 건축 소송과 분쟁을 예방하는 전략을 강의하는 ▲‘설계·건축 마스터클래스’와 공실률을 낮추고 성공적인 임대차 전략을 알리는 ▲‘건축리뉴얼 마스터클래스’를 각각 운영한다. 설계·건축 마스터클래스 이후 건축리뉴얼 마스터클래스 과정을 순서대로 모두 수강하는 ▲통합반도 운영한다.

서울 강남과 성수동, 서대문구 연희·연남동 일대 건물 150여 채를 신축·리모델링한 베테랑 건축가 김종석 에이티쿠움파트너스 대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단독주택 설계로 주목받는 홍만식 리슈건축 대표, 개성있고 독특한 리모델링 설계로 유명한 김영배 드로잉웍스 대표, 배우 이영애씨 집을 설계한 현상일 구도건축 소장이 강사로 나선다. 강의 뿐만 아니라 현장스터디를 통해 수강생들이 공사현장에서 시공 과정도 직접 배우도록 돕는다. 수강료는 ‘설계·건축마스터클래스’가 99만원, ‘리뉴얼마스터클래스’로 79만원이다. 2개반을 동시에 수강하는 ‘통합반’의 경우 10% 할인한 160만원에 들을 수 있다. 신청은 땅집고M 홈페이지(https://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하면 된다.(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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