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치아 부러진 할머니 쓸 숟가락이 인기상품으로…시니어 맞춤형 제품이 핵심"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4.09.19 14:33 수정 2024.09.19 15:36

[시니어 비즈니스 성공 지름길] 최학희 시니어라이프비즈니스 대표① “액티브 시니어는 소비서도 연륜 드러나…필수 소비재도 미적 가치 중요”

[땅집고] 최학희 시니어라이프비즈니스 대표. 오는 10월15일 땅집고가 개강하는 '시니어 비즈니스 진출 및 성공 전략 마스터 과정'에서 시니어 마켓의 가능성 및 마케팅 성공 사례에 대해 강의한다. /최학희 제공


[땅집고] “수요가 많다고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에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요자인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 습관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시니어 사업 컨설팅 20년 경력을 가진 최학희 시니어라이프비즈니스 대표는 “소비력과 경제력을 두루 갖춘 액티브 시니어가 늘면서 국내 기업들이 너도나도 관련 상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성인용 기저귀·연화식 등 전 산업군에서 고령자 대상 상품 개발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으면서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최 대표는 주요 기업에서 오너와 최고 경영진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 시니어 사업에 대해 ‘부적합’ 판단을 내렸던 기업도 오너 연령이 70~80대로 바뀌면서 ‘일단 준비하자’는 기류로 돌아섰다”고 했다.

최 대표는 닐슨, LG-EDS(현 LGCNS), 라이나생명, 효성ITX, SPC 등에서 마케팅과 사업 개발, 교육팀을 거쳐 현재는 시니어산업 컨설팅·연구가로 활동 중이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저서로는 ‘시니어트렌드 2024’가 있다.

그가 꼽는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와 마케팅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24시간을 나답게’다. 시간·금전적 여유를 허투루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10월15일 땅집고가 개강하는 ‘시니어 비즈니스 진출 및 성공전략 마스터 과정’에서 시니어 마켓의 가능성과 마케팅 성공 사례에 대해 강의한다. 최 대표를 만나 시니어 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 알아야 할 내용을 들어봤다.

―최근 기업들이 시니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고령 고객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시니어 시장 관심도가 올라갔다. CEO(최고경영자) 고령화로 인해 이 시장에 주목하는 기업도 많다. 과거에는 사업성이 낮아서 접었던 시니어 사업이라도 오너 철학이나 기업 이미지 쇄신, ESG 강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주목받는 추세다.”

[땅집고] 5070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플랫폼을 운영하는 시놀이 인터파크투어와 협업해 50대 이상을 겨냥해 출시한 시니어 맞춤형 여행상품 포스터. /시놀


―기업들의 시니어 시장 진출 방식은.

“보유한 땅이 많은 대기업은 어르신 관련 시설을 짓는 방향으로 가자는 분위기다. 신사업 개발 부서에 시니어 사업 인력을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의 경우 예산이 넉넉한 만큼 여러 시도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내벤처 형태로 시니어 사업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대기업 중심으로 시니어 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중견기업은 의사결정 방법이 유연한 만큼 더 빠르게 대처한다.”

―시니어 사업으로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은.

“시니어 관련 중소·벤처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할머니나 할아버지 경험에서 발굴한 사업 아이템으로 성공한 사례가 많다. 전반적으로 ‘어르신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주목해 소재를 찾아야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땅집고] 국내 스타트업 '봄마음'이 개발한 특수 숟가락 '봄마음 숟가락'. 식사 중 할머니 치아가 부러진 것을 보고 손녀(이한결 봄마음 대표)가 개발한 제품이다. /봄마음 홈페이지


최근 한 기업이 만든 특수 숟가락은 식사 중 이가 부러진 할머니의 일화를 토대로 개발한 제품이다. 잘못 물어도 치아가 깨지지 않게 숟가락을 실리콘 재질로 만들었다. 전국 170개 지자체가 구입한 AI(인공지능) 인형 ‘효돌’도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왔다.

5070 소셜 커뮤니티 ‘시놀’(시니어 놀이터)은 여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어르신을 겨냥해서 시니어 만남 앱(APP)과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요즘 시니어의 소비 특성 파악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시니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국민총소득(GNI·2020년 기준) 3만6000달러 시대를 경험했다. 소비력을 갖춘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다. 학식·경제력·경험·시간을 모두 갖췄다.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지에 대해 고민한 뒤 소비한다.

절약이 몸에 배어 있어 사치품보다 필수 소비재를 우선시한다. 동시에 미적·실용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혹자는 액티브 시니어의 구매 패턴에 대해 ‘소비에서도 연륜이 드러난다’고 한다. 이 시장에서 ‘대충 만들어서 잘 팔리는 물건’이란 없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비즈니스 진출 및 성공 전략 과정]

‘세계 7위’ 1조7158억달러(지난달 기준), 한화 2300조원 규모의 자산운용사 인베스코가 최근 한국 한 스타트업을 파트너로 점찍었다. 2018년 설립된 시니어 토탈 케어 기업 ‘케어닥’이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로부터 직접 시니어 비즈니스 투자 유치 비결을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이 개설됐다.

땅집고는 시니어 비즈니스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과 개인을 위해 ‘시니어 비즈니스 진출 및 성공 전략’ 과정을 오는 10월 15일 개강한다. 강의는 현장스터디 1회를 포함해 총 15강 진행한다. 초고령 사회에서 시니어 마켓 특성과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부터 해외·국내 기업 성공 사례를 심층 분석하고 노하우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번 과정에는 전국 1만7000여개 지자체가 점찍은 돌봄 로봇 ‘효돌’의 김지희 대표도 참여한다. 대기업에서 10년 넘게 AI(인공지능) 개발 실무를 맡았던 김 대표는 ‘인공지능 돌봄 로봇 시장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소개한다.

‘하이뮨’ ‘하이밀크’ 등 고령자 단백질 식품으로 제2전성기를 쓰고 있는 일동후디스의 신제품 발굴 스토리도 들을 수 있다. 한동령 일동후디스 생애주기영양센터장은 ‘핵심 비즈니스 확장을 통한 기업의 생존 전략’을 전달한다.

시니어비즈니스 진출및 성공전략 과정


시니어 비즈니스를 20년간 경험한 최학희 시니어라이프비즈니스 대표는 ‘마케팅 성공 사례와 분석, 실전 기법’을 공유하고,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고령친화산업 관련 정책’에 대해 집중 소개한다.

복지용구 e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인 그레이몰의 이준호 대표는 ‘시니어 전문 쇼핑몰 운영 방안’에 대해 알려준다. 종근당산업이 만든 프리미엄요양원 벨포레스트의 황문영 국장은 ‘시니어 주거와 케어 서비스 현장 투어’를 진행한다.

강의는 매주 화요일 오후 3~6시며, 수강료는 25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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