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시는 야구만 스포츠 취급" 프로축구팀 떠돌이 생활에 뿔난 축구팬들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4.09.18 07:30
[땅집고]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프로야구 대체구장으로 사용하겠다고 결정한 서울시를 비판하는 축구팬들./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서울시는 축구팀 푸대접을 멈춰라!”

지난달 25일 프로축구팀 서울 이랜드와 수원 삼성의 K리그2(2부) 경기가 열린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 관중석에 이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가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사용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축구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7월 잠실종합운동장 주 경기장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트윈스의 홈경기장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잠실야구장을 돔구장으로 재건축해 개장하는 2032년 전까지 사용할 야구장이 서울시내에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 결정에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를 우대하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K리그를 푸대접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잠실주경기장은 서울 이랜드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2015년 창단부터 터를 잡았던 곳이다. ‘잠실 스포츠·MICE 복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주경기장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하자 2022년부터 목동종합운동장을 사용하고 있다.

당초 서울 이랜드가 목동구장을 사용하기로 한 기간은 5년으로, 2027년부터 다시 잠실주경기장으로 복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협의 끝에 야구팀이 이때부터 잠실주경기장을 사용하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야구장 재건축 기간 사용할 대체 야구장이 서울 시내에는 마땅치 않아서, 두산과 LG가 서울시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두 구단 모두 잠실을 떠날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주경기장을 임시로 사용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축구계에도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서울 이랜드는 최소 2031년까지 목동운동장을 사용해야 한다. 구단은 홈 이전 당시 임시로 사용할 경기장이기에 인조 잔디를 천연 잔디로 교체하는 것 이외에 시설 보수를 하지 않았다. 선수단, 사무국, 축구팬들은 불편을 감수해왔다.

서울 이랜드 구단은 잠실주경기장 복귀가 지연되자 “연고 내 프로스포츠 상생 발전을 위해 시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목동운동장을 홈 구장으로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며 “노후화된 시설 개보수, 관람객 편의시설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시에 운영 협조와 시설 보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조선DB


잠실 복귀가 미뤄지자 서울 이랜드 팬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에는 “서울시가 서울 이랜드를 너무 푸대접한다”라든가 “결국 축구팀만 호구가 된다”라며 불만 섞인 글이 게시됐다. 제100회 전국체전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한 2019년 서울 이랜드는 연고지인 서울을 떠나 충남 천안에서 홈경기를 치른 바 있어 이미 시에 대한 불만이 컸다.

목동 일대 재개발이 본격화하면 서울 이랜드는 목동구장을 떠나야 한다. 시는 지난 5월부터 목동운동장 일대 개발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시에서 경기장 사용 연장 논의 때 서울 이랜드에 선제적으로 대체구장을 구해 목동을 떠나라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안다”며 “야구팀과 마찬가지로 서울에 프로축구 경기를 치를 경기장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축구뿐 아니라 야구, 배구 등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은 홈구장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경기장의 소유권이 구단이 아닌 지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열리는 잠실종합운동장과 목동운동장은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2002년 월드컵 개최에 맞춰 건립한 각지의 월드컵경기장은 지역별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한다. 상당수 구단은 거액의 임대료를 내고 임대하고, 광고수익 등을 관리주체와 분배하는 방식으로 경기장을 사용한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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