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원수에게나 권한다”고 할 정도로 횡령, 사기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에 대해 서울시가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지역조합주택은 수십년째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지만, 국토부가 제도의 허점을 방치하는 바람에 피해자가 매일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어서 서울시가 전수조사의 칼을 빼들었다.
서울시는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지역주택주합 112곳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간다고 11일 밝혔다. 내부 갈등 등으로 민원이 다수 발생한 조합, 허위·과장광고로 조합원을 모집해놓고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아 조합원에 피해를 주는 조합 등을 적발할 예정이다.
시는 상반기 서울 내 118개 지역주택조합 중 7곳을 대상으로 표본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기피, 행정절차 미이행 등 94건을 적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상반기 조사를 기피한 1곳을 포함해 112곳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이 중 실태조사 결과를 시정하지 않고 조합 내부 갈등 등으로 민원이 지속 발생하는 조합 7곳은 자치구·전문가(회계사·변호사 등)와 합동으로 집중 조사한다. 나머지 105곳은 조합이 속해 있는 자치구가 합동 조사반을 꾸려 조사한다.
시는 조합 모집 광고·홍보, 용역 계약 체결, 조합원 자격·조합 규약, 업무대행 자격·업무범위, 자금관리 방법, 실적보고서 작성, 정보 공개, 자금운용 계획과 집행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 같은 내용으로 2회 이상 적발되면 주택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과태료 즉시 부과나 수사 의뢰, 고발 등 엄중하게 행정조치할 방침이다.
실태조사 내용은 정비사업 정보몽땅 누리집, 사업지별 자치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지역주택조합의 투명한 조합운영을 위해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며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제도를 개선하는 등 조합원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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