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현금 쌓자" 허윤홍號 GS건설의 변신…알짜 자회사 팔고 선별 수주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4.09.03 07:30

[건설사 기상도] GS건설, 허윤홍式 내실 경영 본격화
추락했던 주가 2배 오르는 등 브랜드 파워 회복
40대 젊은 오너의 ‘소통 경영’에 건설업계 주목
자회사 매각해 현금 확보…신성장 동력 확보가 관건

[땅집고] 작년 4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1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GS건설 주가가 최근 들어 다시 2만원 선을 넘어섰다./네이버 주식


[땅집고] 작년 지하 주차장 붕괴로 시련을 겪었던 GS건설이 최근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너 4세인 허윤홍 대표 취임 이후 알짜 자회사를 잇따라 팔고, 재개발ㆍ재건축 시장에서 선별 수주를 강화하는 등 발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바닥을 찍었던 GS건설 주가는 허 대표 취임 이후 2배쯤 올랐다. 업계에서는 부채 비율이 낮아지고 경직됐던 조직 문화도 바뀌는 등 40대 오너의 경영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자회사 잇따른 매각 추진…결국 현금 흐름이 중요

GS건설은 최근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GS엘리베이터와 GS이니마 매각을 동시 추진 중이다. 하지만 팔려는 이유는 전혀 다르다. GS엘리베이터는 적자 사업을 빨리 접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GS이니마는 정반대다. 잘 나갈 때 비싸게 팔아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어찌됐든 ‘현금 흐름 위주 경영’이라는 목표는 똑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리베이터 설치·유지를 위해 허 대표가 2020년 설립한 GS엘리베이터는 당초 기대만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해 고전 중이다. 지난해 매출 341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161억원 등 적자를 냈다. GS엘리베이터 시장 점유율은 1%대로 현대·티케이·오티스 등 ‘빅3’(점유율 80%)가 장악한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경쟁하기 힘든 구조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 적자를 키우기보다 빠르게 사업에서 철수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GS이니마는 알짜 사업체로 불린다. 스페인 소재 수처리 회사인데 GS엘리베이터와 달리 지난해 매출 4930억원에 당기순이익 522억원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2430억원과 당기순이익 217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GS건설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해왔다. 증권가에서도 GS이니마의 기업가치를 최소 1조6000억원으로 높게 평가한다.

그런데, 왜 팔까. 업계에서는 GS건설 입장에서 캐시카우를 파는 것이 아쉬울 수 있겠지만, 비쌀 때 팔아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충분한 실탄을 확보해야 향후 닥칠지 모를 재무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자회사 매각과 더불어 GS건설은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전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분야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으나, 올해는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GS건설은 올해 부산 민락 2구역(3868억원), 서울 송파구 거여새마을(3263억원) 등 두 곳에서 수주액 7131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5조1437억원)과 2022년(7조1476억원) 2년 연속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 4월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여파로 작년 수주액은 1조5878억으로 크게 줄었다.

[땅집고]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아들로 오너 4세인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올 초 건설 현장에서 젊은 사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GS건설


■허윤홍 대표 취임 후 주가 반등…“내실 경영 강화할 것”

업계에서는 허 대표가 내실과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GS건설 체질 개선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안 되는 사업은 접고, 잘 되는 사업은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재무 건전성을 대폭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허 대표는 지난달 회사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룹의 전통인 인화(人和)경영 복원과 내실 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허 대표는 사내게시판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외형 성장보다 내실 중심의 수익성 확보를 통해 안정적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 GS건설을 더 단단하고 고도화된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허 대표 취임 이후 위축됐던 GS건설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작년 붕괴 사고 이후 1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2만원을 넘어섰다. 젊은 40대 CE0 취임으로 경직됐던 조직 문화가 유연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 대표는 현장에서 젊은 사원들과 사진을 찍거나 운동 경기를 함께 관람하는 등 소통 중시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 늘어났던 부채도 다시 줄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2년 216.3%에서 붕괴 사고가 있던 지난해 262.4%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251.4%로 소폭 줄었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으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생긴다.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해 자회사 등 보유자산 매각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채 규모는 작년 상반기 12조822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조5663억원으로 2% 줄어들었다.

현금보유고는 아직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올 2분기 말 기준 GS건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2조3000억원 수준. 1분기 2조5000억원 대비 약 2000억원 줄었다. 2023년 2조7000억원까지 늘었다가 감소한 것. 순차입금 규모는 1분기 3조1000억원에서 2분기 3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자회사를 매각하면 현금 보유고는 다시 안정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선별적 투자, 경영내실화에 중점을 둘 계획으로 우량자산 매각, 투자 유치, 금융구조 다양화, 채권 관리 강화 등 다각도의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사 쇄신도 단행했다. 허 대표 취임 전인 작년 말 상무 이상 집행 임원만 20명이 나갔다.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역시 신규 수주보다 기존 사업장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삼환가락 재건축, 성수1구역 재개발,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 수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사업성 있는 사업장에 대한 선별적 수주를 통해 수주 후에도 원활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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