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북권 신축 아파트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의 새 아파트가 서울 송파구에서 나온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아파트’를 재건축한 잠실 르엘 3.3㎡(1평) 당 분양가는 5100만원대로, 한강 너머의 성동구 행당동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3.3㎡ 당 가격은 5232만원보다 저렴하다.
‘잠실 르엘은 규제지역인 송파구에서 나오는 분양 단지라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다. 성동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아니다.
■ 잠실에서 시세 대비 수억 저렴한 아파트 나온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3.3㎡(1평) 당 분양가는 각각 5103만원, 5409만원이다. 잠실 르엘은 총 1865가구 중 219가구를,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2678가구 중 578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두 단지는 송파구에 위치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용산구 신축 아파트는 정부가 규제지역으로 남긴 데 따라 일반 분양 물량이 30가구 이상일 경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야 한다.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두 단지 분양가는 인근 시세 대비 수억원 저렴하다. 송파구 잠실동 전용 59㎡의 ‘잠실엘스’(2008년 준공)는 22억6000만원(5층), ‘리센츠’(2008년 준공)는 22억3000만원(19층)에 손바뀜됐다. 같은 동 ‘트리지움’(2007년 준공)은 20억3000만원(13층), ‘레이크팰리스’(2006년 준공)는 19억5000만원(24층)에 거래됐다.
‘엘·리·트·레’ 전용 59㎡ 실거래가와 ‘잠실 르엘’ 분양가를 비교하면 일반분양 시세차익은 최소 6억원, 최대 9억원으로 전망된다.
이 단지 분양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조합이 내년 상반기 이후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강남 분양가 < 강북 분양가…아파트 가격 오르는 이유
‘잠실 르엘’ 분양가는 최근 분양한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 3.3㎡당 일반분양가 5150만원보다 저렴하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는 잠실 아파트 분양가보다 더욱 비싼 단지도 나온다. 행당동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3.3㎡당 분양가는 5230만원대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마포구와 성동구 등 서울 강북권 대다수 자치구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강북권 규제지역은 용산구가 유일하다. 분양가상한제 를 적용받지 않을 경우 아파트 일반분양가는 조합이 자유롭게 정한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여러 부작용이 속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값 안정이라는 취지로 도입된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공급자가 상품 가격을 억지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분양가상한제가 목적과 달리 오히려 서울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는다는 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시세보다 비싸게 나온 서울 분양 단지마저 매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신축 아파트가 다 팔린 뒤에는 구축 아파트 가격이 신축 아파트 가격을 따라가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아파트 가격이 줄줄이 오르게 된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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